빙하 녹아 맨땅 드러난 북극...분출 지하수 '메탄농도 60만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7 13:11:31
  • -
  • +
  • 인쇄
메탄포화도 60만배 용천 123곳 발견
수백만년전 메탄 지하수 타고 분출
▲지난 2021년 8월 여름 스발바르에서 발견된 용천 모습 (영상=가브리엘 클레버)


북극빙하가 녹으면서 드러난 땅 위로 지하수가 샘솟아 메탄 기포를 뿜어내는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원이 발견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와 노르웨이 스발바르대학연구센터(UNIS) 합동연구팀은 노르웨이와 북극점의 중간에 자리한 스발바르 군도에서 새롭게 발견한 용천 123곳 가운데 122곳에서 고농도의 메탄이 뿜어져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발바르군도 인근 기온은 전세계 평균 상승속도의 5~7배, 북극 평균 상승속도에 비해 2배가량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육지 빙하가 빠른 속도로 후퇴하면서 맨땅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영구동토층과 육지 빙하 사이에서 얼지 않는 땅인 '탈리크'(talik)에서 발견된 용천이 연구자들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영구동토층은 빙하가 쓸려내려가면서 토양, 유기물, 바위 따위가 얼음과 함께 굳어져 생성된다. 하지만 육지빙하와 영구동토층 사이에는 여름내 녹았던 빙하가 겨우내 다시 얼면서 발생하는 '잠열', 지하수가 전달하는 열 따위 등에 의해 얼지 않는 땅 '탈리크'가 존재한다. 땅 자체는 얼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빙하에 덮여있던 탈리크는 지구온난화로 육지빙하가 아예 후퇴해버리면서 이제는 맨땅으로 드러나버렸다.

결국 드러난 탈리크 위로 빙하와 영구동토층 아래 수백만년간 잠들어 있던 메탄이 용천수로 뿜어져나오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압력이 약해진 틈을 타고 메탄과 지하수가 한꺼번에 땅을 뚫고 쏟아져나오는 것이다.

▲소빙하기(a)와 현재(b) 빙하 상태 비교. 회갈색으로 표시된 영구동토층과 하늘색으로 표시된 빙하 사이의 탈리크(Talik)가 온난화로 후퇴한 빙하 탓에 드러나버렸고, 그 사이로 메탄을 머금은 지하수(푸른색 화살표)가 분출되고 있다. (자료=네이처 지구과학)

연구팀이 용천수 시료를 채취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1기압 0℃ 조건의 담수에 일반적으로 녹아있는 메탄에 비해 포화도가 60만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용천에서 기포로 분출되는 메탄이 해마다 약 2000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산업이 배출하는 연간 메탄배출량의 10%에 해당한다.

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84배 강력하다. 대기중 메탄 농도는 이산화탄소의 200분의 1 수준이지만 지구온난화 기여도는 20%에 달한다. 메탄이 방출되면 온난화를 가속하면서 빙하 후퇴를 촉진시키고 용천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논문의 주요저자 가브리엘 클레버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번에 측정한 메탄 누출량은 실제 스발바르 빙하 아래에 묻힌 메탄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며 "빙하가 녹으면서 발현되는 복잡한 되먹임 현상으로 메탄이 걷잡을 수 없이 폭증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 연구논문은 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최남수의 ESG풍향계] 조정기간 거친 ESG...내년 향방은?

올 한 해 ESG는 제도적으로 조정기간을 거쳤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SEC(증

기후/환경

+

폭염과 폭우에 시달린 올가을...육지와 바다 기온 '역대 2위'

올가을 평균기온이 지난해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가을 기후특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 9~11월 평균기온은 16.1℃를 기

폐허가 된 동남아 일대...'대홍수·산사태'로 사망자 '눈덩이'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일대가 폭우로 발생한 대홍수와 산사태로 폐허로 변했다. 사망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4일(현지시간) AP

[날씨] 수도권 '퇴근길' 눈 온다...첫눈부터 '펑펑'

오늘 퇴근길에 눈을 맞을 수도 있다. 4일 오후 6시경 수도권에 눈이 시간당 1∼3㎝씩 거세게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발해만 쪽

2040년 '플라스틱 오염' 2배 증가...그런데 97% 줄이는게 가능하다고?

반환·재사용 제도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2040년까지 9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사립재단 '퓨

"집값 떨어져"...美 부동산 기후위험 데이터 비공개로 전환

미국 최대 부동산 매물사이트인 질로우(Zillow)가 부동산의 기후위기 노출 위험도를 공개하는 기능을 삭제했다고 최근 가디언이 보도했다. 집값이 떨어

껌은 '미세플라스틱 폭탄'...플라스틱 성분인데 규제 사각

껌이 플라스틱 성분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껌을 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