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대두 속은 고기…대체육용 '돼지콩' 개발됐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4 11: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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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와 돼지 유전자를 결합한 유전자 변형 콩 '피기 수이'와 일반 대두 비교(사진=물렉)

대체육 시장에 진짜 돼지고기 맛이 나는 콩이 등장했다.

최근 영국 분자농업기업 물렉(Moolec)은 유전공학 기법을 이용해 대체육의 단점을 보완하는 유전자 변형(GMO) 콩 '피기 수이'(Piggy Sooy)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환경과 동물권 보호를 위한 대체육 개발 시장이 매해 눈에 띄게 성장중이다. 대체육은 크게 식물육과 배양육으로 나뉘는데 식물육은 콩 등에 들어 있는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고기맛이 나도록 만든 식품이고, 배양육은 소나 닭 같은 가축의 세포를 배양해 고기 모양으로 만든 식품이다.

식물육은 만들기 비교적 쉽지만 실제 고기맛을 내는데 어려움이 있고, 배양육은 완전히 고기와 같은 성분이지만 제조 과정이 까다롭고 생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물렉은 유전공학 기법으로 둘의 단점을 보완했다. '돼지콩'이라 부를 수 있는 피기 수이는 돼지와 대두 유전자의 결합체로 대두 속 유전자 26.6%가 돼지 유전자로 이뤄져 있다. 겉모습은 일반 대두와 똑같지만 속은 돼지고기 색깔과 비슷한 선분홍색이다. 이는 돼지 유전자가 미오글로빈과 같은 철 함유 헴 분자를 가진 단백질과 연관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오글로빈은 고기에서 붉은색을 띄게 하는 물질이다.

물렉은 피기 수이가 배양육에 비해 비용과 에너지를 적게 투입하면서도 고기와 비슷한 맛과 질감, 영양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특별한 시설이 필요한 발효 방식보다 생산량을 쉽게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렉은 이 콩에서 돼지 단백질을 추출해 대체육 제조 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물렉 책임연구원 아밋 딩그라 박사는 "피기 수이는 분자농업을 통해 종자에서 높은 수준의 단백질 발현을 달성하고자 하는 과학계 전체에 선례를 남겼다"며 "이같은 생산 플랫폼은 제약, 화장품, 시약 등 광범위한 산업에서 다양한 단백질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렉은 지적재산권 문제를 이유로 콩에 어떤 돼지 유전자를 추가했는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 회사는 다음 프로젝트로 쇠고기 단백질을 함유한 완두콩 식물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기 수이와 같은 분자농업 기술 대체육은 기존 방식에 비해 비용 절감 면에서 큰 이점을 갖고 있어 대체육 시장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미국 보스턴 식품기술기업 모티프(Motif)도 분자농업을 통해 쇠고기 근세포 속에 있는 단백질인 미오글로빈 유전자를 옥수수에 주입해 분자 생산량을 늘리는 방법을 개발중이다.

대체육 보급 단체 '굿푸드 연구소'(GFI)에 따르면 현재 분자농업 기술을 이용해 카제인, 락토페린 등 단백질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전세계 12개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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