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으면 생기는 '원형탈모'...발병 이유 밝혀졌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4 10: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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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진이 원형탈모 발병 핵심원리를 발견했다. (사진=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스트레스 등의 요인으로 발병하는 원형탈모증의 핵심원리를 분석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4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카이스트 전염병대비센터 센터장) 연구팀은 신의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 석준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등과 공동으로 만성 염증질환인 원형탈모증의 발병기전을 발견하고 새로운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원형탈모는 1~2%의 유병률을 갖는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비흉터성 자가면역성 탈모 질환으로, 모낭에 염증이 생겨 털이 빠진다. 탈모가 주로 원형으로 생기며, 두발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모든 털에서 발생할 수 있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에 의해 발생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병 기전은 지금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 연구팀이 이번에 이를 밝혀낸 것이다.

연구진은 원형탈모 환자의 피부조직과 혈액,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와 림프절의 분석을 통해 가상기억 T세포(Virtual memory T cell)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를 유발하는 핵심 원인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가상기억 T세포'는 항원 특이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는데도 면역기능이 활성화된 세포군으로, 이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연구진은 피부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시켜 높은 세포독성 능력을 갖는 면역세포군으로 분화를 일으키고,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항원과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세포독성 작용을 일으켜 모낭세포를 파괴해 원형탈모증을 유발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사이토카인과 수용체 기능을 억제하면 원형탈모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체 내에서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그 특성을 밝힘으로써, 만성 염증질환 및 자가면역질환의 병인 및 치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카이스트 박수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가상기억 T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항원 비특이적인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후 오히려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학문적으로나 의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신약 개발한다면 다양한 만성 염증질환의 발생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4대 과학기술원 공동연구프로젝트, 대한모발학회 기초분야 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면역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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