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큰폭 하락 "공시의무 확대 탓"
2023년 상반기 국내 기업 ESG 성과로 여성이사 선임과 자사주 소각 증가세가 돋보였다는 분석이다.
29일 ESG 평가 및 데이터 분석기관 서스틴베스트가 2023년 상반기 국내 1055개 상장기업과 198개 비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ESG 성과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A'를 받은 대기업은 신한지주와 SK텔레콤, 현대홈쇼핑, 네이버, 기업은행 등 5곳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2019년부터 최우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고,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 하반기에 이어 이번에도 최우수 기업으로 평가됐다. 현대홈쇼핑은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및 향후 계획을 공지하고, 외부감사인의 비감사용역 제공 비율이 감소해 'A'에서 'AA'로 상향됐다. 네이버는 외부감사인의 비감사용역 제공 비율과 순자산 대비 관계사 우발채무 비중이 감소하면서 'A'에서 'AA'로 평가됐다. 기업은행은 과거에 발생한 ESG 사건·사고 차감 요소가 해소돼 'BB'에서 'AA'로 두 등급 상향됐다.
2022년 하반기에 비해 개선된 성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사회 내 성별다양성'과 '주식소각'으로 평가됐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 이사회 성별다양성이 의무화되면서 이사회의 여성 선임이 늘어난 것이다. 2023년 1분기 보고서 기준 상장기업의 여성이사 선임 비율은 37.2%로 지난해 같은기간 33.5%에서 3.7%p 늘었다.
아울러 2022년부터 주주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기업 비중도 늘었다. 과거 3년간 기업들의 주식소각 이력을 평가항목으로 반영하는 서스틴베스트의 조사결과 2022년 자사주 소각 기업은 총 42개로 2021년 17개, 2020년 36개, 2019년 16개, 2018년 20개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반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관련 지표에서 기업들의 성과 하락이 컸다. 서스틴베스트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 의무기업 확대에 따라 2023년 상반기 평가부터 기존에 자산규모 2조원 이상에게만 적용하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관련 평가를 1조원 이상 기업에도 확대 적용한 까닭으로 분석했다.
2022년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의 기업지배구조 관련 핵심지표 준수율은 66.7%이었던 반면 1조원 이상 기업의 준수율은 49.6%에 불과했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이번 상반기 평가에서는 여성이사 선임 비율과 자사주 소각 비율 증가가 특히 주목되는 성과였다"며 "다만 여성이사 선임은 형식적 의무 준수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더 나아가 여성이사의 활발한 이사회 참여를 통한 이사회 내 다양성 추구 및 이를 통한 실질적 기업가치 제고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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