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이 촬영한 사진에 버려진 옷더미들로 이뤄진 거대한 쓰레기 산이 포착돼 화제다.
미국의 위성 사진영상 업체 스카이파이는 칠레 북부 도시 이키케 인근에 위치한 아타카마 사막의 지난해 1월 모습을 공개했다. 갈색 흙먼지로 가득해야 할 이곳에 자연물이 아닌 이질적인 색이 구석 한 곳을 차지하고 있다. 바로 의류폐기물이 쌓인 쓰레기 산이었다.
의류폐기물로 덮인 면적은 6.5헥타르로 축구장 9개와 맞먹는 규모다. 스카이파이는 "의류폐기물 더미의 크기가 우주에서 알아볼 정도"라며 "패션 산업에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이 사막은 전세계 의류폐기물이 쌓이는 '쓰레기 산'으로유명하다. 중국,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대량생산된 의류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동아시아의 부유한 나라들을 거치면서 헌 옷이 되면 이곳 사막에 버려지는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해마다 칠레 이키케 항구에는 약 6만톤(t)에 달하는 중고 의류와 재고 의류가 뒤섞여 들어온다. 이 가운데 2만t 가량은 중고 시장으로 향하지만, 최종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지면 불과 20㎞ 떨어진 이 사막에 그대로 버려진다. 이렇게 쌓이는 양만 연간 3만9000t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옷들은 대부분 플라스틱 기반의 합성섬유로 만든 저렴한 옷들이기 때문에 분해되지 않을뿐더러, 화학처리도 돼 있어 소각도 어렵다. 분해시 독성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사립 매립지 매장도 허용되지 않는다. 결국 주인없는 땅인 사막에 제대로 처리도 안된 채 방치되는 것이다.
이런 일은 비단 칠레뿐만이 아니다. 케냐의 나이로비에는 4층 건물 높이 만큼 버려진 옷이 쌓여 있고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있는 케이포네 매립장은 매일 70t의 의류폐기물이 쌓여 20m 높이의 언덕을 이루고 가축들이 풀 대신 옷을 씹어먹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
2019년 국제연합(U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의류 생산량은 2000년부터 2014년 사이 2배 증가했고 유럽에서만 매년 600만톤의 의류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패스트패션의 유행으로 갈 곳 없이 쌓여 가는 의류폐기물을 막기 위해선 엄격한 재활용 및 재사용 목표를 세우고 동시에 고품질의 지속가능한 패션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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