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에서만 한해 700조 규모 신성장동력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블루이코노미'에 대해 각국이 회계감사 기준을 마련하기로 합의하면서 미래 해양산업 육성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14일(현지시간) 인도 고아에서 3일간 열린 '주요 20개국 최고감사기구 협의체'(SAI20·The Supreme Audit Insitutions 20)에서 각국 대표단은 '블루이코노미'에 대한 국제감사지침을 마련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블루이코노미 관련 사업에 대한 책임소재와 투명성을 명시해 투자유치 및 공해(公海) 개발을 통한 동반상승효과를 극대화하고, 해당 시장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블루이코노미'는 해양자원, 해양관광, 양식업, 수산업, 해운·항만업 등 해양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바다를 활용하는 모든 경제부문을 포괄한다. '바다는 건강할수록 생산적'이라는 모토 아래 유엔이 2012년 도입한 이 개념은 환경보존과 경제성장이 별개가 아니라는 관점에서 등장한 '녹색경제'와 뿌리를 같이하지만, 주안점을 바다에 둔 '청색경제'인 셈이다.
최근 기후위기 여파로 농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식량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탄소저감과 식량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바다의 잠재적 가치가 조명받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바다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생계를 의존하고 있고, 매년 3조달러(약 3849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인간활동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의 30%를 흡수하는 없어서는 안될 탄소흡수원이기도 하다.
지난달 24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해양수산국이 발간한 '2023 EU 블루이코노미 보고서'에 따르면 EU '블루이코노미' 내 활동으로 포함된 해양 생물·무생물 자원, 해양 재생에너지, 항만활동, 조선 및 수리, 해양수송, 해안관광 등 부문에서 지난 2020년 한해에만 총 5230억유로(약 723조원) 규모의 매출액이 발생했다. 2010~2020년 해양 생물자원과 항만업의 총부가가치(GVA)는 25%가량 증가했고, 해상풍력 발전 부문은 1762% 급증했다. 해상풍력발전 부문에서 창출된 일자리는 10년 사이에 20배 늘었다.
보고서는 특히 향후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로 '해조류'를 기반으로 한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를 꼽았다. 해조류를 비롯한 해양생물 및 미생물을 연구하는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는 식품보조제, 축산용 사료, 화장품, 비료, 의료용품, 바이오연료 등 상업적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에서도 '해조류'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땅과 비료 없이 자라는 해조류는 그 자체 뿐 아니라 고기맛이 나는 철분과 아미노산이 포함돼 대체육 성분으로도 적합하기 때문에 앞으로 식량위기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해조류는 파도를 분산시켜 기후위기로 심해지는 해안침식을 방지하거나, 유해물질을 흡수하는 수질정화 능력도 갖췄다. 탄소저감 효과도 뛰어나다. 바닷속에서 꽃을 피우는 해초 '잘피'는 산림에 비해 탄소흡수량이 30배 이상 많다.
다만 전세계 바다의 61%를 차지하는 공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남획, 심해 채굴, 해양산성화, 플라스틱 오염 등 무분별한 해양개발 및 파괴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이나 규제, 연구가 부족해 블루이코노미 촉진을 저해하고 있다. 이에 SAI20에서 인도 감사원장 기리시 찬다라 무르무는 "블루이코노미 시장이 성숙하기 전에 효율, 책임, 투명성을 최적화하기 위한 길을 구축해야 한다"며 "앞으로 관련 협력과 지식공유를 촉진하기 위한 통로나 플랫폼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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