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했던 ESG경영...경기악화되자 뒷전으로 밀어내는 기업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3 08:02:46
  • -
  • +
  • 인쇄

올들어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글(Google)이 지난 4월 전세계 16개국 1476명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속가능성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진의 ESG 경영 의지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SG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던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순위로 꼽았던 ESG 문제를 올해는 3순위로 밀어냈다. 또 올해 기업이 실행중인 지속가능성 프로젝트의 수는 지난해보다 8% 감소했다.

설문에 응한 대부분의 경영진들은 "경제 환경과 외부의 압력으로 인해 지속가능성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 관계와 수익 창출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불안정한 거시경제 상황, 성장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경향, 유럽의 에너지 위기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기업이 성장 제일주의를 선택했다"며 "더욱이 일부 지역에서는 ESG에 대한 공격으로 기업이 처음부터 약속을 완전히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변명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또 보고서는 "환경 및 기타 ESG 목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와의 관계가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비자가 ESG 기업의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은 통계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2017년~2022년까지 소비자 소비성향을 조사한 맥킨지(McKinsey)와 닐슨아이큐(Nielsen IQ)의 보고서에 따르면 ESG 마케팅을 하는 제품은 그렇지 않은 제품에 비해 판매량이 1.7%포인트(p) 높았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이는 레드오션 산업에서 볼 때 상당한 수치다"며 "소비자들은 지속가능한 제품과 보다 공평한 기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게 기꺼히 지갑을 연다"고 평가했다. 

또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2021년 조사에서는 소비자가 일반 기업보다 친환경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8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을 경영진들도 인식하고 있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경영진 중 85%는 "고객이 지속가능한 브랜드에 더 많이 참여하고 거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계속되는 수익 악화 속에서 기업들이 '그린워싱'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업 임원 72%는 대부분의 기업이 철저한 조사를 받으면 실제로 그린워싱이 적발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답했고, 59%는 자신이 소속된 회사의 지속가능성 활동이 과장되거나 부정확하다고 인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경영진들은 "그린워싱은 우발적이고 단기적으로 발생한다"며 "그린워싱을 근절하는 방법으로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명확한 책임소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응답자의 87%는 더 정확한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에 더 나은 측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다고 답했다"며 "임원진의 84%는 ESG 전문이사 도입 등 책임 소재가 분명한 더 나은 구조를 갖추면 지속가능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이 기업의 살길"이라고 조언했다. ESG 데이터 관리 스타트업 노비스토(Novisto) 찰스 아사프(Charles Assaf) 대표는 "주요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투자 결정을 내릴 때 ESG 요소를 통합하는 쪽으로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심지어 구직자들도 지원할 기업을 결정할 때 기업이 ESG경영을 하는지 고려한다"고 했다. 그는 "ESG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며 "이미 기차는 오래 전에 역을 떠났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PC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지주사 '상미당홀딩스' 출범

SPC그룹이 13일 지주회사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파리크라상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

[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리스크가 경영리스크 될라…기업들 '자발적 탄소시장' 구매확대

기후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7일(현지시간) 글로벌 환경전문매체 ESG뉴스에 따르면

ESG 점수 높을수록 수익성·주가 우수…"지배구조가 핵심변수"

ESG 평가점수가 높은 기업일수록 중장기 수익성과 주가 성과가 경쟁사보다 우수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서스틴베스트는 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손

경기도, 주택 단열공사비 지원 시행..."온실가스 감축 효과"

경기도가 주택에 단열보강, 고성능 창호 설치 등의 공사비를 지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주택 패시브 리모델링 지원사업'을 지난해에 이어

[ESG;스코어]지자체 ESG평가 S등급 '無'...광역단체 꼴찌는?

우리나라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와 경상남도가 2025년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반면 시장이 수개월째 공석인 대구광역시

기후/환경

+

20층 높이 쓰레기산 '와르르'...50명 매몰된 쓰레기 매립지

필리핀 세부에서 20층 높이의 거대한 쓰레기산이 무너져 50명이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2명은 구조됐지만 8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고 나머

한국, 국제재생에너지기구 내년 총회 의장국 됐다

우리나라가 차기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총회 의장국을 맡는다.정부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11∼12일(현지시간) 열린 제16차 국제재생에

중국·인도 석탄배출량 첫 감소...전세계 탄소감축 '청신호'

세계 최대 탄소배출 국가인 중국과 인도가 1973년 이후 처음으로 석탄발전을 통한 탄소배출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전세계 탄소배출량이

'유엔기후협약' 탈퇴 트럼프 맘대로?…"대통령 단독결정은 위헌 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탈퇴하자, 대통령 권한으로 탈퇴가 가능한지를 놓고 법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미국 내 다

베네수엘라 석유생산량 늘리면..."탄소예산 13%씩 소진"

니콜라스 마두르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석유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의 석유개발을 본격화할 경우에

북해와 발트해 바닷물 온도 '역대 최고'...생태계 변화 예고

지난해 북해와 발트해 수온이 관측 이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전세계 해양온난화의 심각성을 드러냈다.최근 독일 연방 해양·수로청과 발트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