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계획 앞당겨 中공략해야"
전세계 자동차의 3분의 1이 팔리는 중국이 전기차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어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도 중국을 겨냥하고 전기차 전환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린피스가 11일 발간한 '내연차 강자들,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일제히 하락 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목표하는 글로벌 톱3에 진입하려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33%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점유율 확대가 필수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8000만대로, 이 가운데 2700만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또 현대차가 중국에서 자동차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짚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중심으로 급속도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전기·수소 등 친환경 자동차 비중을 40%로 목표하고 있지만 이를 조기달성할 확률이 매우 크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가운데 25%(689만대)가 친환경 차량이었고, 이는 2025년 친환경 차량 비중을 20% 달성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목표를 3년 이상 앞당긴 결과다.
이에 따라 내연차 생산비중이 큰 완성차업체는 피해규모도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40%로 늘어나는 2030년에 이르면 BMW와 벤츠, 폭스바겐 등 외국계 완성차업체들은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19~2021년 3년 평균치와 비교해 0.5~2% 하락한다. 반면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들의 점유율은 2~3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친환경 차량 비중이 높아질수록 내연차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다. GM은 내연차 공장 가동률이 52.5%로 떨어지면서 178만대 생산설비가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 역시 142만대 생산설비가 유휴시설이 돼 버린다. 중국내 친환경 차량 판매 비중이 70%에 이르면 GM의 공장가동률은 26.2%로 추락해 277만대 생산설비가 가동을 멈추고, 폭스바겐(공장가동률 33.5%)은 287만대 생산설비가 좌초자산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차는 2022년 중국내 시장점유율이 1.6%에 불과하고, 친환경 차량 생산 자료도 공개되지 않아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됐지만 2030년 전기차 판매목표를 364만대로 설정한 현대차가 글로벌 톱3 도약을 달성하려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점유율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서는 진단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지금이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현대차의 전기차 전환 시점은 이에 비해 너무 늦고, 행보에 일관성도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2040년 중국에서 내연차 판매를 중단한다고 해놓고, 지난달 상하이 모터쇼에서 내연차인 '더뉴 엘란트라N'과 '무파사'를 대대적으로 마케팅했다는 점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그린피스 항바오 베이징사무소 캠페이너는 "폭스바겐, GM, 토요타같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내연차 중심의 생산 및 판매전략을 유지할 경우 중국에서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그린피스 최은서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는 "현대차는 지금이라도 중심을 잡고 100% 전기차 판매 계획을 앞당겨 대응해야 한다"며 "그래야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친환경차 경쟁력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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