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놀이터에 놀러나왔던 한 시민은 공원 한켠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남성이 몹시 신경쓰였다. 평소에도 아이들이 많이 놀고 있던 곳이라, 이 시민은 술 취한 남성에게 눈의 떼지 않고 계속 예의주시했다.
그러던 중, 이 남성은 9세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공원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 남성을 지켜보던 시민은 냉큼 달려가 그 남성에게 둘의 관계를 물었다. 그러자 술에 취한 남성은 "내가 삼촌"이라고 화를 내며 "인형을 주려고 데려간다"고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심쩍었던 이 시민은 그 남성을 조용히 쫓아가며 상황을 주시했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계속 뒤를 돌아보며 빠르게 걷던 남성은 공원에서 500m 떨어진 한 빌라로 여자아이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래서 재빨리 따라들어가 남성을 다시 한번 막아세우며 "아이 삼촌이 진짜 맞냐? 그럼 할머니 성함과 아이 집주소를 말해보라"고 추궁했다. 그 남성이 횡설수설하며 대답을 못하자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결과 남성과 아이는 공원에서 처음 본 사이였고, 아이 부모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이에게 인형으로 환심을 산 뒤 더 많은 인형을 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2일 전라남도 광주시 북구 오정어린이공원 놀이터에서 적극적인 행동과 기지를 발휘해 9세 여자아이가 유괴되는 상황을 막아낸 이웃주민 이철(42)씨가 포스코청암재단의 '포스코히어로즈'에 선정돼 지난 2일 광주 북구청에서 상패와 자녀장학금을 수여받았다.
이철 씨는 "저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해 주신 만큼 앞으로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정 소감을 밝혔다.
포스코히어로즈펠로십은 포스코청암재단이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신을 희생하며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 의인을 선정하여 의인 또는 의인의 자녀들의 학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포스코히어로즈펠로십은 의로운 행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도울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19년 제정돼 현재까지 총 78명의 포스코히어로즈를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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