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그루 나무가 '싹둑'…예천 내성천에 무슨 일이?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4 17:48:29
  • -
  • +
  • 인쇄
▲경북 예천군 내성천 자연제방에서 나무들을 벌목하기 전과 후의 모습(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경북 예천군이 최근 내성천 자연제방에 자라난 수백그루의 나무가 싹둑 잘려나가 환경단체가 '생태 테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4일 성명을 통해 "예천군이 보문면에 있는 미호교에서 오신교 사이 3㎞에 이르는 버드나무 군락지에서 일명 '싹쓸이 벌목'을 했다"며 "강가에 자연스레 만들어진 제방에 자라난 나무를 합당한 이유없이 잘라내는 것은 생태 테러"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예천군은 최근 보문면 자연제방 일대에 왕버들나무를 비롯해 소나무, 참나무 등 수백여 그루를 잘라냈다. 내성천은 봉화군과 예천군을 흐르는 강으로 모래 하천이라고도 불리는 이 강에는 야생생물 1급인 수달과 흰꼬리수리, 흰수마자 등 3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는 하천 주변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하천 수온 상승을 막아주고 생물들의 서식처 역할도 하는 등 여러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성하고 홍수시에는 유속을 완화시켜 하류 지역 수해를 막아주는 자연제방 역할까지 하는 나무들을 싹쓸이 벌목한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예천군에 따르면 해당 나무들을 벌목한 이유는 운전할 때 시야를 가린다는 민원이 많았다는 점과 나무에 이물질이 걸리거나 하면서 하천 흐름을 방해해 홍수를 유발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예천군의 이같은 설명에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강물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하천 한가운데 나무는 벌목하지 않았으면서 홍수 위험성을 운운하는 건 말도 안된다"면서 "벌목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핑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제방에 자란 나무들이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리는 것도 공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는 이번 벌목에 대해 예천군수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공대위를 구성해 강력히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2030년까지 78% 보급한다더니...올해 저메탄사료 보급률 2%

정부가 2030년까지 전국 가축의 78%에 '저메탄사료'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보급률은 2% 남짓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정부가 계획만 세우고 실

“1.5℃ 목표 상실은 도덕적 실패”… 유엔 총장, COP30 앞두고 행동촉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이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개막을 앞두고 "지구온난화 1.5℃ 목표를 놓친 것은 인류의 도덕적

지구 1.42℃ 높아졌다...올해 두번째 혹은 세번째 뜨거운 해

올해는 기상 관측 이래 두 번째 또는 세 번째로 뜨거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세계기상기구(WMO)는 6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

[주말날씨] 20℃ 안팎 '포근'...비온 뒤 '쌀쌀'

이번 주말은 날씨가 온화한 가운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8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낮부터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되겠다. 비는 늦은 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