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가들 美약속 이행할지 행보에 주목"
미국이 6년만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녹색기후기금(GCF) 10억달러(약 1조3285억원)에 달하는 기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녹색기후기금은 개발도상국의 배출량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하는 국제연합(UN) 산하단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에너지기후포럼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포럼에서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1.5℃로 제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기금 지원은 기후위기를 가장 많이 초래한 국가가 앞장서서 책임을 진다는 원칙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금융을 확대해야 한다"며 "세계은행을 중심으로 기후위기와 싸우는 다자간 개발은행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안보, 에너지안보, 식량안보는 모두 연관돼 있다"고 말하며 개발은행의 대출 및 자금지원을 촉구했다.
추가적인 자금지원 계획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산림 벌채를 종식시키기 위해 아마존 펀드가 5년에 걸쳐 추가로 5억달러를 승인하도록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개발도상국의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공공, 민간 및 자선단체로부터 2억달러를 모금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이같은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탄소포집 및 제거 기술 확대와 2030년까지 판매되는 모든 차량의 50%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하는 것에 참여하도록 요구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COP28을 준비하면서 우리의 이러한 목표에 모든 국가가 동참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기후운동가들은 미국의 이같은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천연자원보호협의회의 조 스웨이츠(Joe Thwaites)는 "이번 자금 지원은 정말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자금부족에 시달렸고, 기부자로부터 돈을 받는 족족 돈이 빠져나갔고 자금 부족으로 프로젝트를 보류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고 말했다. 스웨이츠는 "이 10억달러는 GCF가 도움이 필요한 지역사회를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며 "그 의미가 결코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의 시선도 적지 않다. 미국이 원래 납부해야할 돈의 일부만 납부하고 생색을 낸다는 것이다. 실제 GCF가 각 국가들에게 3차 자금 지원을 촉구하는 가운데 미국은 1차 지원금조차 완납하지 못했다.
당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0억달러를 GCF 1차 지원금으로 약속했지만, 10억달러가 납부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했다. 즉 이번 10억달러는 원래 미국이 GCF에 납부해야 할 남은 20억달러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웨이츠는 "문제는 미국이 또다른 10억달러를 청산하고 마침내 약속을 이행할 수 있냐는 것"이라고 덧붙었다. 기후정책 전문가들은 "많은 국가들이 올해 10월 GCF 공약 회의에서 미국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