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은 '옛말'...뉴질랜드 대형호수 98%가 오염됐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3 08: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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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새 젖소 2배 증가...비료·관개 영향 심각
▲뉴질랜드 황가마리노 습지. 보고서에 따르면 강의 약 절반이 박테리아 감염 위험 때문에 수영이 불가능해졌다.(사진=와이카토 지방의회)

뉴질랜드 대형 호수 가운데 수질이 양호한 곳은 달랑 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환경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하천의 55%가 유기 오염이나 부영양화에 훼손돼 있으며 45%는 캄필로박터균 감염 위험으로 입수가 금지돼 있는 등 하천 대부분이 독성 조류에 오염돼 있어 공중보건이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2020년 사이에 악화된 하천은 56%에 달했고, 수질이 개선중인 하천은 25%로 조사됐다. 호수의 경우는 45%가 수질이 악화됐고, 36%가 개선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하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경우만 하루 11건 이상이라고 밝혔다. 하수처리업체들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우천 또는 건조한 날씨에 발생한 처리시설 고장이 4200건 이상이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폐수와 가축 배설물 등의 오염원으로 사람들의 건강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결론내렸다.

청정지역이라고 여겼던 뉴질랜드가 이렇게 된 원인은 뉴질랜드가 수출실적을 높이기 위해 낙농업을 확대한데서 비롯됐다. 낙농업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3%와 전체 수출의 약 20%를 점유하는 등 현재 뉴질랜드 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팀 챔버스(Tim Chambers)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공중보건연구원은 "뉴질랜드는 최근 수십 년간 세계 최대 수준의 농경지 집약화를 경험했다"며 "젖소의 수가 1990년 340만 마리에서 2019년 630만 마리로 거의 2배 증가하고 남부지역 일부는 같은 기간 10~16배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낙농지가 대규모 확장되면서 관개 면적도 2배로 늘었다. 강에서 물을 끌어오는 관개와 다시 강으로 유출되는 질소·인산염 비료가 강, 습지 및 호수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농민들이 하수 유출을 줄이고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농경지 확장이 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도 국가 하천을 회복시키겠다는 공약을 걸었지만 그 결실도 제한적인 실정이다. 보고서는 "비료 사용을 줄이고 하수 유출을 막으려는 노력이 오염 감소에 도움이 됐지만, 농장 수 증가로 전체 질소 배출량은 증가했다"고 추정했다.

수로 오염은 하천 및 호수를 음식, 여가 등 생활의 터전으로 삼는 뉴질랜드 지역사회를 크게 바꾸고 조류·어류 개체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민물 토착조류와 어종의 약 3분의2가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수로 손상의 영향이 이미 상당하다"며 "수로가 훼손될 때 생태계, 공동체, 사람들의 삶, 그리고 모든 계층의 뉴질랜드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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