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비중 늘려라"...산업부 장관 상대 행정소송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0 15:01:31
  • -
  • +
  • 인쇄
NDC도 못채웠다...'제10차 전기본' 취소 요구
재생에너지 공급과잉 제주도에 가스발전 추가
▲제10차 전기본 취소 행정소송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대폭 줄인 정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대해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이 제기됐다.

기후솔루션 등 24개 환경·시민단체 및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20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상대로 제10차 전기본 취소 소송에 관한 소장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해당 계획이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에 역행하고, 미래 세대를 비롯한 시민들의 삶과 산업을 위기에 빠뜨린다는 이유다.

이날 9인의 공동 원고인단은 소장을 내기 전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10차 전기본의 재생에너지 목표 비중으로는 국가 전체 수요는 물론 현재 RE100(재생에너지 100%) 참여 28개 기업의 필요 전력을 공급하는 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제10차 전기본을 전면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제10차 전기본을 발표하면서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인 30.2%보다도 낮은 21.6%로 대폭 하향한 바 있다. 또 500메가와트(MW)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일정비율 의무화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비율은 2026년 기준 25%에서 15%로 낮췄다.

이밖에도 제10차 전기본은 폐지되는 노후 석탄발전소 발전용량만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대체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2030년 석탄 및 가스 등 화력 발전 비중의 목표를 43%로 잡으면서 제9차 전기본에서는 24기였던 가스발전소 전환계획이 28기로 더 늘었다. 게다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미미한 수소 암모니아 혼소(화석연료와 함께 태움) 발전 계획을 '무탄소 전원'이라고 내세워 화력발전의 수명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재생에너지 공급이 높아 강제로 출력을 제한 당하고 있는 제주도에 600MW 규모의 대형 신규 가스발전소를 추가로 짓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원고인단은 "만약 이대로라면 제주도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제주도의 '탄소 없는 섬'이라는 목표는 요원해진다"며 "이런 불안정성은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재생에너지 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고인단은 "제10차 전기본은 청년들의 미래를 위협에 빠뜨렸다"며 "에너지 계획에 발언권이 없는 미래 세대는 기본권을 침해당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해온 소규모 발전사업자 역시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동 원고인 경남햇빛발전협동조합의 심상완 이사장은 "정부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에 역부족인 중장기 전력수급계획을 내어놓아 실망스럽다"며 "기후위기 대응을 통해 우리가 후손에게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정부가 본 계획을 원점 재검토하고 탄소중립 목표에 부합하는 계획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삼성물산, 판교 건설현장 사망사고에 사과..."모든 공사중단"

삼성물산은 29일 경기도 분당구 '판교PSM타워' 오피스텔 신축현장에서 60대 하청 노동자가 작업중 사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사과한

KT "해킹 피해 고객에 5개월간 100GB·15만원 보상"

KT가 소액결제와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 대해 5개월간 무료 데이터 100기가바이트(GB)와 15만원 상당의 통신요금 또는 단말기 교체비를 지원한다고 29일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임 위한 공식절차 돌입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지난 28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공식적으로 개시했다고 29일 밝혔다.임추위는 사

"밥도 못 먹고 일해"...런던베이글뮤지엄 10대 과로사 의혹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과로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직원은 지난 7월 숨졌는데 사

[APEC]전세계 유통기업들 '경주선언' 채택...'AI·친환경' 협력

전세계 유통기업 리더들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되는 경주에서 모여 'AI·친환경·국제표준'을 미래 유통산업 발전을

하나금융, 시니어 일자리 창출 위한 도시락 제조시설 개소

하나금융그룹이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함께 시니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반찬 도시락 제조시설 '한 끼를 채우는 행복 담:다'를 개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기후/환경

+

목표를 이미 60% 달성?...2035년 NDC 산업 배출전망 '뻥튀기'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과정에서 과거의 '산업부문 배출 과대추정 방식'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윤석열 정부가

해상풍력 확대한다면서..."개정된 기후부 지침서 환경·주민 배제"

정부가 개정한 해상풍력 환경성평가 지침에 환경영향과 주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이 녹색연합과 함

수입산 폐목재가 국산으로 둔갑..."REC 관리 사각지대 바로잡아야"

수입산 폐목재가 국산 원목으로 둔갑하는 등 국내 발전5사가 사용하는 폐목재의 원산지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남동·남부·서부&mi

억만장자 1명 하루 800kg 탄소배출...하위 50% 하루 2kg 배출

세계 최상위 0.1% 부유층이 단 하루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이 전세계 하위 50% 인구의 1년치 배출량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영상] 시속 298㎞ '괴물' 허리케인...자메이카 쑥대밭 만들고 쿠바行

카리브해 섬나라 자메이카가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상륙하면서 쑥대밭이 됐다.자메이카를 강타한 허리케인 '멀리사'(Melissa)'는 카

빌 게이츠 "기후위기, 온도보다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데 집중해야"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가 "기후위기 대응은 온도제한보다 인류의 고통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빌 게이츠는 오는 11월 브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