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호박벌 학습능력 '깜놀'…조교 시범 보더니 따라하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08 10:34:51
  • -
  • +
  • 인쇄
▲조교의 시범을 따라 적색 탭으로만 움직이는 호박벌 군집(영상=PLOS)

호박벌이 무리에서 경험 많은 다른 벌의 행동을 보고 따라할 수 있는 학습능력을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퀸메리 런던대 라즈 치트카 감각·행동생태학 교수 연구진은 호박벌이 먹이활동 과정에서 군집 내의 특정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사회적 학습능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연구진은 "벌들은 영장류와 같은 사회적 동물처럼 구성원의 행동을 따라하는 학습능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이런 학습능력이 유전적이나 선천적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틀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적색 탭은 시계 방향, 청색 탭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밀 때 먹이에 접근할 수 있는 두 가지 해결책을 가진 퍼즐 상자를 고안한 뒤 총 6개 호박벌 군집을 대상으로 6~12일에 걸쳐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조교'역으로 선별된 호박벌을 훈련시켜 적색이나 청색 탭을 밀어 먹이를 얻는 행동을 익히게 한 뒤 다른 호박벌들과 함께 퍼즐 상자에 넣었다. 그러자 조교의 시범을 본 호박벌들이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기 시작했다.

조교 호박벌이 적색 탭을 민 군집은 적색을 밀고, 청색 탭을 민 군집은 청색을 밀었다. 초기에는 호박벌 사이에서 두 가지 선택이 혼용되다가 마지막에는 조교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벌들이 전체 군집의 98.6%에 달했다.

미리 훈련된 조교가 없는 군집에서도 일부 호박벌이 먹이를 얻는 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성공률은 아주 낮았다. 조교가 있는 군집은 하루 평균 28개의 퍼즐을 풀었지만 조교가 없는 군집에서는 하루평균 1개밖에 풀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는 영장류나 조류에서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호박벌 사이에서도 '사회적 학습'이 새로운 행동을 전파하는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봤다.

치트카 교수는 "벌이 다른 벌의 행동을 보고 배워 행동 습관을 형성한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는 뜻"이라며 "이번 연구는 새로운 혁신이 군집 내에서 소셜서비스(SNS) 유행(밈)처럼 확산할 수 있어 호박벌이 완전히 새로운 환경적 도전에 수세대에 걸친 진화적 변화보다 훨씬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PLOS)이 7일(현지시간) 발행한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 최신호에 소개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빙그레, 내년 5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빙그레가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2025년 5월에 지주회사 '빙그레홀딩스'와 사업회사 '빙그레'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분할 후 지주회사는 신규사업투

SPC그룹, 연말 맞아 임직원 물품기증 캠페인 진행

SPC그룹이 연말을 맞아 임직원들이 함께 물품을 기부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기부, GIVE(기브)해' 캠페인을 진행했다.22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

'부당대출' 눈감아준 조병규 우리은행장 결국 연임 실패

손태승 전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인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어난다. 22일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노들섬 설치

화장품 빈병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노들섬에 세워졌다.아모레퍼시픽재단은 '다시 보다, 희망의 빛 1332'라는 이름의 공병 트리를 만들어 노들섬

'플라스틱 제로' 선언해놓고...GS25 '초코바' 막대는 플라스틱

'플라스틱 제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던 GS25가 아이스크림 막대에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편의점 GS25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와 손

기후/환경

+

'최악 스모그'에 파묻힌 인도 뉴델리..."기후변화로 대기질 더 악화"

인도 뉴델리가 학교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최악의 스모그가 덮친 원인은 기후변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됐다.22일 인도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

[COP29] 1조달러 확보 결국 실패?...기후재원 '텅빈' 합의문 초안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1조달러의 신규 기후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전망이다. 폐막 하루전 나온 '신

아제르바이잔, COP29.com 도메인 뺏기고 뒤늦게 접속차단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COP29.com'이 아닌 'COP29.az'가 된 배경에는 환경

거목이 뿌리째 뽑혔다…'폭탄 사이클론' 美서북부 강타

미국 서북부 지역이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됐다. 시속 163㎞에 달하는 초강풍에 거리 곳곳에서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고

[COP29] 관광도 NDC 포함되나...'관광분야 기후행동 강화 선언' 출범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포함시켜 정부가 관리하도록 하는 국제 이니셔티브가 추진된다.20일(현

"AI기술로 기후변화 대응한다"…코이카,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협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리우협약,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의 합의를 이뤄낸 기후변화대응협의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