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산망 다운에 '최악의 항공대란'…여객기 2만대 올스톱

전찬우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2 1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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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시스템도 먹통…9·11테러 후 초유의 사태
당국 "사이버 공격 징후 없다…파일 손상이 원인"
▲11일(현지시간) 보스턴 로건국제공항 활주로에 비행기가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항공청(FAA) 전산망에 오류가 생겨 백업 시스템까지 가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미국 전역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1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연방항공청의 노탐(NOTAM)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 백업 시스템을 가동하고 재부팅을 실행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오전 7시경 FAA가 운항중단을 발령했다. 이로 인해 약 90분간 미국 전역에서 2만대 이상의 여객기가 이륙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노탐 시스템은 활주로 폐쇄나 장비 고장 등 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항공기에 발송하는 안전 시스템이다.

시스템 오류의 원인을 두고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감지된 사이버 공격 징후는 없다. 시스템 내 데이터베이스 파일 손상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사태 초기 러시아·중국·북한 등 전략적 경쟁국의 소행인지 여부를 두고 위기감이 고조됐었는데 미국 정부가 "공격 증거는 없다"고 발표하면서 우려는 진정되는 분위기다.

수년전부터 FAA 전산 시스템은 잠재적 사고 발생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노후화된 탓에 주기적으로 지엽적 문제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는 미국 항공 체계의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목소리가 높다. 팀 캠벨 전 아메리칸항공 선임부사장은 "노탐 시스템뿐 아니라 FAA 기술력에 대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업계는 이번 사태를 2001년 9·11테러 공격으로 운항 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때에 비견하고 있다. 존 콕스 조종사 출신 미 항공안전 전문가는 "53년간 비행했는데 시스템이 이렇게 다운됐다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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