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는 연내 인덕션으로 교체 의무화
미국 정부가 가스레인지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내 공기오염으로 소아 천식까지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9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가정에서 사용되는 가스레인지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가스레인지가 '숨겨진 위험'이라는 리처드 트럼카 주니어(Richard Trumka Jr) CPSC 위원은 "안전하게 만들 수 없는 제품은 퇴출되어야만 한다"면서 "해당 조처에 관한 모든 선택지를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CPSC는 조만간 가스레인지의 위험 문제와 관련한 의견과 해결책에 대한 제안을 공개적으로 수렴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가스레인지의 제조나 수입 금지가 거론되고 있다. CSPC는 가스 배출량을 더 면밀히 조사하고, 그에 따른 위험성을 더 세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배출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표준기관들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미국 가정의 40%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가스레인지의 위험성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2022년 1월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은 사용중이 아닌 상태에서도 상당량의 메탄과 질소산화물이 새어나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 7월 미국 보스턴의 한 연구진은 가스의 불완전연소로 발암물질 벤젠을 비롯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지난 12월 '환경 연구 및 공중보건 국제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소아 천식 발병 건수 가운데 13%가 가스레인지 사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등 각종 공기오염 물질을 실내에 방출하기 때문에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지자체 차원에서는 이미 미국 뉴욕시가 2023년 말까지 신규주택의 주방기기 전기화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대해 가스레인지 제조업체 등을 대표하는 미국 가전제조사협회(AHAM)는 "논의해야 할 것은 특정 유형의 기술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환기"라면서 가스레인지와 무관하게 요리 자체가 유해한 부산물을 만든다는 입장을 취했다.
질 노트니(Jill Notni) AHAM 대변인은 "열 공급원의 종류와 관계 없이 고온에서 행하는 모든 종류의 요리 방식은 공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며 "가스레인지 퇴출은 전국 40% 이상의 가구에서 선호하는 값싼 가전제품을 떼어내는 일이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