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가스레인지에 사용되는 천연가스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을 비롯한 여러 독성물질이 검출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지역의 과학자들은 가스레인지 등에 사용되는 연소되지 않은 천연가스에서 21개의 독성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출된 물질은 발암물질인 벤젠을 포함해 석유정제에 사용되는 톨루엔, 세척제에 쓰이는 헵탄과 헥산 등이다. 이같은 독성물질이 가정용 가스레인지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과학자들은 1년4개월 동안 보스톤 전역의 15개 지역사회에 있는 69개의 집에서 사용되고 있는 가스레인지 관의 천연가스를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그 결과 천연가스의 95%에서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과 벤젠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세정제에 사용되는 헥산은 98%의 샘플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벤젠은 발암물질 중 하나로 아주 소량만 노출돼도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환경보호청(EPA)은 벤젠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신경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미국 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는 벤젠에 아주 소량으로만 노출돼도 흡연·간접흡연과 같은 피해를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가스레인지에서 발견된 독성물질의 농도는 계절별로 상이했다. 과학자들은 "겨울에 측정한 가스레인지 천연가스 독성물질 농도는 여름보다 훨씬 높았다"며 "특히 벤젠 농도는 겨울이 여름보다 8배나 높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대해 보스턴 에너지 효율 팀의 공동책임자인 자이네브 마가비(Zeyneb Magavi)는 "가정용 가스레인지에 사용되는 천연가스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독성물질이 발견됐다는 것은 청정에너지로 알려진 천연가스가 실제론 깨끗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연구는 가스레인지 주위 공기질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연소되기 전 순수 천연가스만 조사했기 때문에 가스레인지를 켰을 때 소비자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과학자들은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 소비자들이 알지 못하는 미세한 천연가스 누출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식당, 공공시설 등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양의 독성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천연가스 관련 연구를 발표한 스탠포드 지구과학 교수 롭 잭슨(Rob Jackson)은 "가정에서 소량으로 검출되는 벤젠도 아주 위험한 것"이라며 "앞으로 가정용 가스레인지에 사용되는 천연가스의 위험성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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