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상이변 보험손실 147조...재보험료도 200% 껑충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5 08:50:01
  • -
  • +
  • 인쇄
보험업계 "9·11테러 이후 최악"…장기화 우려
고객에게 비용 전가하면 경제적 여파로 확산

지난해 자연재해 보험손실액이 147조원에 이르는 등 기상이변과 전쟁으로 재보험료가 최대 200% 증가하면서 글로벌 보험사들에 9·11 테러 이후 가장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재보험 중개사 하우든(Howden)이 3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재보험업계는 2001~2006년 이래 가장 극심한 가격인상 주기를 맞닥뜨렸다.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지정학적 불안이 가중되면서 재보험사들이 기존 상품의 요율을 높이거나 급격한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아예 손을 떼버리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회사를 위한 보험을 다루는 재보험업계에서 1월 1일은 가장 중요한 날이다. 계약이 대부분 1년 주기로 갱신되기 때문에 이날을 기해 향후 12개월까지 보험상품의 가격과 범위 등 보험약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년간 리스크 요인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보험사가 부담해야 하는 재보험료가 크게 늘었고, 이번 재보험 갱신 협상의 대부분이 막판 합의로 이뤄지는 등 진땀을 뺐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같은날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한 재보험 중개사 갤러거(Gallagher Re)의 대표 제임스 비커스(James Vickers)는 "20여년전 9·11 테러 이후 가장 힘든 협상"으로 묘사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해 1000년만의 역대급 강수량을 기록한 허리케인 '이언'은 보험 손실액 면에서 역대 2번째로 높은 자연재해로 꼽혔다. 전세계적으로 지난해 기상이변이 초래한 자연재해로 발생한 보험 손실액은 1150억달러(약 147조원)로 지난 10년 평균치인 810억달러(약 103조원)을 한참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피해가 가장 심했던 지역의 경우 부동산 재보험료가 150%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우든의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재보험 갱신 계약에서 부동산 재난 재보험료는 전세계적으로 37% 증가했다. 이는 1992년으로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항공 재보험료의 경우 200%까지 뛰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항공기 수백대가 발이 묶이면서 과거 손실에 대한 재평가와 비행기 예상 지급액 및 항공기 리스 기업들과의 법적 분쟁을 고려하여 가격을 조정하면서 항공우주 관련 재보험료가 급등한 것이다.

일부 재보험사는 국제적인 제재와 급격한 손실 우려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를 일부 보험 적용 지역에서 제한하거나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보험이 없어지면 연쇄적으로 보험사들은 해당 지역에 보험상품을 제공하기를 더욱 꺼리게 된다. 특히 선박·해운 보험사들은 결과적으로 철수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끝으로 재보험료가 오르면서 보험사들이 고객사들에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높아 경제적인 여파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손실은 일시적 현상에서 끝나지 않고 장기화할 것이기 때문에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 종이로 교체 'ESG 강화'

이번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은 과일세트 포장을 100% 종이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기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K-컬쳐 뿌리 '국중박' 하이브와 손잡고 글로벌로 '뮷즈' 확장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반려호랑이 '더피'의 굿즈를 판다는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핫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방탄소년단(BTS)의 하

하나은행, 美글로벌파이낸스 선정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 수상

하나은행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경제 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지(誌)'로부터 '2025 대한민국 최우수 수탁은행(Best Sub-Custodian Bank in Korea 2025)'으로 선

LG생활건강, 청년기후환경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 활동 성료

LG생활건강이 자사의 청년기후환경활동가 육성 프로그램 '그린밸류 유스(YOUTH)'가 2025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

쏟아지는 추석선물세트...플라스틱·스티로폼 포장 '여전하네'

추석을 맞아 다양한 선물세트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는 선물세트들

쿠팡 '납치광고' 반복한 파트너사 10곳 형사고소...수익금 몰수

쿠팡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사이트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납치광고'를 해온 악성파트너사 10곳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납

기후/환경

+

지난해 국내은행 탄소배출량 1.52억톤...목표치 '미달'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온실가스 감축규모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 8일 한국은

[주말날씨] 가을 장마인가?...주말내내 '비소식'

추석 연휴 내내 오락가락 하던 비는 이번 주말에도 이어지겠다.비는 수도권과 강원 그리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10일부터 토요일인 11일까지 이어지겠다.

황사만 날아온게 아니었다...봄철 초미세먼지 55%는 '중국발'

봄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불청객은 황사뿐만이 아니었다. 국내 초미세먼지의 절반 이상도 중국에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국립환경과학원

3만년도 넘은 美 만년설 100년만에 사라질 위기

빙하기 때부터 이어져온 미국 산맥의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 사상 첫 석탄 추월...중국과 유럽 덕분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석탄 발전량을 넘어섰다.국제에너지 분석기관 엠버(Ember)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 상반기 글로

충북 옥천 동쪽서 규모 3.1 지진 발생…"피해 보고는 없어"

8일 오전 충북 옥천 동쪽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쯤 충북 옥천군 동쪽 약 10km 지점에서 규모 3.1의 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