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위기 3억4000만명…기후변화가 주범"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2-15 08:50:02
  • -
  • +
  • 인쇄
국제구조위원회 "2014년보다 4배 급증"
기후변화→식량위기→무력충돌 악순환
▲국제구조위원회(IRC) 활동가가 구조활동을 벌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2년 지구촌 난민 수가 1억명을 돌파하면서 오는 2023년 무력충돌과 같은 인도적 위기가 부쩍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국제구조위원회(IRC·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세계 비상위기 워치리스트 2023'을 발간했다. 1933년 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떠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요청으로 설립된 IRC는 전쟁과 분쟁, 재난, 기후위기 등으로 발생하는 난민을 포함해 인도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지원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 지역의 건강·안전·복지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지역·국가·국제적인 대응을 필요로 하는 '인도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수가 3억39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8100만명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보고서는 "2022년은 명백하게 기후변화가 세계적인 인도적 위기를 부추기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 해였다"고 적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선 와중에 기후위기가 덮치면서 식량난이 악화됐고, 지정학적 긴장상태가 실제 무력충돌로 번질 여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소말리아, 케냐, 에티오피아는 역대급 가뭄을 겪으면서 2100만명이 식량위기를 겪고 있고, 300만명가량이 하루 이상 끼니를 거르는 기아 상태에 빠져 있다. 소말리아에서는 기후위기를 피해 130만여명이 주거지를 버리고 이주했다.

문제는 인도주의 위험도가 가장 높은 상위 20개국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기여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또 이들은 전세계 인구의 13%를 차지하지만, 인도적 위기에 처한 인구 비중의 90%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구호기금은 2022년 11월 기준 필요한 금액에 비해 270억달러(약 35조원)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IRC는 "인도적 위기에 대한 대중매체 보도량은 1%에 불과하고,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부재한 상황"이라며 "선도적으로 기후변화 예방과 완화에 투자해 폭주하는 세상을 막을 가드레일을 설치하기 위해 기후변화, 경제위기, 무장충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편 국제구조위원회는 지난달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13일 밝혔다. 한국은 이로써 미국, 영국, 독일, 스웨덴에 이어 다섯 번째 후원 국가가 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2030년까지 기후대응기금과 기후재정 각 20조원씩 확보해야"

새 정부가 기후대응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가장 먼저 기후재정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기후재정포럼(2020재단·녹색전환연

지렁이도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먹이사슬 깊숙이 침투

지렁이와 달팽이의 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바다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의 먹이사슬도 미세플라스틱에 이미 오염됐다는 것이 드러났다.영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