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7회담 오지 마!"…시민단체 감시·협박한 이집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2 08:55:02
  • -
  • +
  • 인쇄
활동가들 대화·토론·기자회견 방해
보안요원들이 미행…청소부 감시도
▲압델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이집트 경찰에 진압당하는 시민운동가.(사진=노동자연대)


이집트 당국이 유엔 COP27기후정상회담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구성원들을 감시, 협박하고 있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이집트 당국이 COP27회담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을 상대로 회담에 참여하지 못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참석자들은 감시, 회의통제 뿐만 아니라 숙박시설 등의 문제를 보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시민사회 참가자들은 보안, 기술 또는 청소 지원 목적으로 상주하는 현지직원들이 서비스 제공보다는 감시 및 통제활동에 치중해있었다고 밝혔다. 한 참가자는 시민사회 대표단이 대화에서 행동주의라는 단어를 언급하거나 동료들과 토론하려 할 경우 직원들이 대표단을 반복적으로 둘러싸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대화에서 행동주의를 언급하면 '청소부'와 기술직원이 다가오며 심지어 외국 관공서에서도 '청소부'들이 올라와 간섭했다는 것이다

회의 참석자, 특히 유명한 이집트 활동가들에 대한 감시는 노골적이었다. 한 대표는 옥중에서 단식투쟁 중인 인권운동가 알라 압델 파타(Alaa Abd el-Fattah)의 여동생 사나 세이프(Sanaa Seif)가 COP27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 이집트보안국의 사복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세이프를 공개 촬영한 사진을 제공했다. 암르 다르위시(Amr Darwish) 친정부 성향 하원의원은 세이프의 기자회견을 방해하려고 시도했다.

한 이집트의 시민단체 일원은 "감시와 협박은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신호를 모두에게 보내고 있다"며 "역대 COP와는 달리 모두가 감시의 두려움을 느끼고 활동이 위축돼 기후행동주의와 대규모 오염원에 대한 반대운동의 정신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그는 회담의 감독관인 유엔기구가 통제하는 COP27 회담센터와 공식구역 '블루존' 내부에 배치된 이집트 보안요원의 수를 우려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기후행동주의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거나 같은 생각을 가진 그룹과 연락하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대한 보안체제가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고 자체검열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방문자는 COP27 보안요원들이 회담기간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게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안요원들이 가까이서 사람들의 대화를 녹음하고 짧은 시간 사람들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정된 방에서 회의를 하는데 보안요원들이 바로 뒤에 앉아있었다"며 "공개적인 장소로 이동하려 했지만 요원들이 계속 방에 머무르게 했다"고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이집트에 도착하기도 전에 문제를 보고했다. 유럽의 한 기후운동가는 이집트 항공편에 탑승하려고 했을 때 문제가 있어 추가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안내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영기업 이집트항공(Egyptair)의 관리자로부터 이전에 서명한 이집트의 인권개선 청원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며 "내가 이집트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알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관리자는 결국 그의 비행기 탑승을 허락했지만 그가 이집트에 '개입'하려 할 경우 금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해당 운동가는 "상당히 불편하고 불쾌했다"고 토로했다.

참석자들이 겪은 이러한 문제는 이집트 당국, 특히 이집트보안군이 모든 종류의 독립조직을 상대로 실시해온 광범위한 단속의 단면이다. 이집트 시민독립단체들은 고문반대단체에서 노동조합에 이르기까지 지난 10년간 일상에서 활동가에 대한 감시와 협박에 시달리며 보안군의 습격과 체포 위협에 직면해왔다. 이제는 해외활동가도 똑같이 표적으로 삼거나 버젓이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번 일을 두고 이집트의 베테랑 운동가들은 이들이 받는 대우를 세계가 더 많이 이해할 기회라고 보았다. 호삼 바갓(Hossam Bahgat) 이집트개인권리이니셔티브(Egyptian Initiative for Personal Rights) 대표는 "이집트가 주최국으로 선정되자 일각에서는 이집트 내부의 인권문제로 반대했지만 우리는 관심과 연대, 동지애가 필요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인권활동 과정에서 10년간 이집트 정부에 의한 체포·재판을 숱하게 겪어왔으며 현재 이집트를 떠나는 것이 금지되었다.

게다가 COP27 참석자들은 객실을 예약한 호텔들로부터 돈을 갈취당했다고 보고했다. 샤름 엘 셰이크에 도착한 한 활동가는 이전에 동의한 1000달러의 가격을 이미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COP27에 참석하는 경우 호텔에 일주일 머무는 데 1800달러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이 추가요금을 낼 수가 없어 회담에 참석하지 못하고 관광객 자격으로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이집트호텔협회가 배포한 문서에 따르면 샤름 엘 셰이크의 5성급 호텔은 1박에 최소 500달러, 3성급 호텔은 200달러가 청구된다고 명시돼있다. 나이지리아 시민활동가는 트위터를 통해 일부 COP27 대표단이 예상치 못한 가격인상을 감당하지 못해 버스정류장에서 잠을 자야 했으며 일부는 호텔이 취소됐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집트 스포츠부의 초청으로 COP27에 참석했던 한 청소년대표는 숙박문제가 회담 참가에 있어 "거대한 장애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샤름 엘 셰이크 도착 직후 로비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5시간 동안 호텔 방을 기다리다 울음을 터뜨렸고, 결국 호텔 로비 바닥이나 소파에서 잠을 잤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말 그대로 무가치한 존재로 느껴지게 만들고 의욕을 크게 꺾는다"며 "이 모든 것이 단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기부하고 봉사하고...연말 '따뜻한 이웃사랑' 실천하는 기업들

연말을 맞아 기업들의 기부와 봉사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LG는 12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LG의 연말 기부는 올해로 26년째로, 누적 성금

'K-택소노미' 항목 100개로 확대..히트펌프·SAF도 추가

'K-택소노미'로 불리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항목이 내년 1월 1일부터 84개에서 100개로 늘어난다. K-택소노미는 정부가 정한 친환경 경제활동을 말한다

'자발적 탄소시장' 보조수단?..."내년에 주요수단으로 부상"

2026년을 기점으로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거래량 중심에서 신뢰와 품질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26일(현지시간) 탄소시장 전문매체 카본

두나무, 올해 ESG 캠페인으로 탄소배출 2톤 줄였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올 한해 임직원들이 펼친 ESG 활동으로 약 2톤의 탄소배출을 저감했다고 30일 밝혔다. 두나무 임직원들

올해 국내 발행된 녹색채권 42조원 웃돌듯...역대 최대규모

국내에서 올해 발행된 녹색채권 규모는 약 42조원으로 추산된다.30일 환경책임투자 종합플랫폼에 따르면 2025년 10월말 기준 국내 녹색채권 누적 발행액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기후/환경

+

오늘부터 '수도권 직매립' 금지...'쓰레기 대란'은 없었다

1월 1일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 가운데 우려했던 '쓰레기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동안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는 수도권 폐기물

[아듀! 2025] 끊이지 않았던 지진...'불의 고리' 1년 내내 '흔들'

환태평양 지진대 '불의 고리'에 위치한 국가들은 2025년 내내 지진이 끊이지 않아 전세계가 불안에 떨었다.지진은 연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1월 7일 중국

30년 가동한 태안석탄화력 1호기 발전종료…"탈탄소 본격화"

태안석탄화력발전소 1호기가 12월 31일 오전 11시 30분에 가동을 멈췄다. 발전을 시작한지 30년만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1일 충남 태안 서부발전 태안

탄녹위→기후위로 명칭변경..."기후위기 대응 범국가 콘트롤타워"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내년 1월 1일부터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기후위)로 명칭이 변경된다. 이번 명칭 변경은 지난 10월 26일 '

EU '플라스틱 수입' 문턱 높인다...재활용 여부 입증해야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합의가 수차례 불발되자, 참다못한 유럽연합(EU)이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재활용 의무화되는 품목은?...내년 달라지는 '기후·환경 제도'

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들은 기후공시가 의무화되고,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다. 또 일회용컵이 유료화되고, 전기&mid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