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엔 피해 확산 저지·신산업 투자 기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개발도상국에 매년 2조달러(약 2872조원)가 투입돼야 하지만, 선진국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가 개막한 가운데 지난번 의장국 영국과 이번 의장국 이집트가 8일 '기후행동을 위한 금융' 합동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1.5℃ 목표'를 지키려면 2030년까지 매년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에 2조달러가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COP27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는 '기후배상'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들이 불러온 기후변화로 걷잡을 수 없는 재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물리적 인프라 재건·확충 뿐 아니라 붕괴된 사회조직을 복구하기 위한 보건·교육 등에도 많은 자금이 필요한 실정이다.
게다가 유엔은 11월 중순에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발도상국의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에너지 수요도 함께 폭증할 전망이다. 이때 개발도상국들이 화석연료에 계속 의존하면서 기후목표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이들 국가를 위한 저탄소경제 및 청정에너지 전환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기후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선진국 투자자들과 다국적기구들이 개발도상국들을 위해 2030년까지 매년 1조달러(약 1387조원) 규모의 외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선진국들이 제공하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보조금과 저금리대출 기금 규모를 연간 300억달러(약 42조원)에서 600억달러(약 83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짚었다.
이밖에도 당사자인 개발도상국들은 조세를 확대하고, 화석연료와 연관된 정부보조금을 줄여 내부적으로 공공 및 민간자본을 활용해 1조달러를 확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2025년부터 연간 1조달러에서 2030년에는 2조4000억달러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해 연 평균 2조달러(약 3329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추산을 내놓았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유엔사무차장 베라 송웨 박사는 "상당량의 기후금융 자금줄을 푸는 것이 개발과제의 핵심이고, 이는 각국이 더 이상의 자연훼손 없이 복원력을 길러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감당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금융지원이어야 한다"며 "금융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영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이행조처가 제대로 연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이자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영국의 니콜라스 스턴 경은 "부유한 나라들은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끼친 영향을 놓고 봤을 때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는 정의의 문제일 뿐 아니라 중대한 자국 이익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향후 10년간 에너지 인프라 및 소비분야의 성장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날 것이고, 이 성장 방향이 화석연료로 굳어지게 된다면 기후위기가 위험한 수준으로 악화하면서 선진국과 저소득국가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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