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최악 녹조…부산시민 '못먹는 물' 두달간 마셨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04 13:25:50
  • -
  • +
  • 인쇄
공업용수 '4등급' 정수한 수돗물 58일 동안 공급
물고기 못사는 '죽은 물' 6등급도 11일이나 마셔


부산 시민이 지난 여름 낙동강에서 최악의 녹조가 발생한 가운데 58일간 공업용수로나 써야 할 오염수를 식수로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박재호(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을) 의원실이 공개한 '물금 및 매리 취수장 주변 수질등급' 자료에 따르면 부산광역시는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서 공업용수로 쓸 것을 권고하고 있는 4등급(약간 나쁨) 이하 수질의 원수로 정수한 수돗물을 총 58일간 공급받았다. 부산 시민들은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은 물이라고 보는 6등급(매우 나쁨) 수돗물도 11일이나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이 정한 수질 및 수생태계 상태 기준을 보면 총 6등급으로 수질을 나누고 있다. 이 가운데 1~3등급까지만 생활용수(식수 포함)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나머지 4등급은 '농업용수나 고도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5등급 물은 '특수한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6등급 물은 '용존산소가 없는 오염된 물로 물고기가 살기 어렵다'고 해설하고 있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 따른 수질 등급표 (자료=박재호 의원실)



박재호 의원측은 부산광역시가 최악의 녹조 상태의 낙동강 원수를 정수해서 식수로 공급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낙동강 원수 취수율이 90%이고, 물을 저장하는 저수시설이나 대체 상수원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박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는 4등급 이하 원수를 공급하면 구입비를 탕감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부산시가 원수구입비용으로 한국수자원공사에 매년 지급하는 비용은 180억원 가량이다. 올해도 9월까지 120억 8000만원을 지급한 상태다.

부산시는 녹조 대량 발생 등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심층 취수탑 건설', '공기부상제거시설 도입', '화명정수장 중염소 도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취수다변화 정책'을 추진했지만, 올해 지자체 선거 이후 대구와 구미간 상상 협약이 파기되고 경남과 울산이 메가시티에서 탈퇴해 정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박 의원실의 김남원 보좌관은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맹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발견된 데 이어 계속해서 잡음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소관부처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현재 한정된 자원과 기술로 드러나지 않는 화학물질에 대한 우려도 나오기 때문에 정확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먹는 물보다 중요한 민생문제는 없다. 공업용수를 먹을 수밖에 없는 부산시민의 고통은 시급하고 중요한 민생과제"라며 "장기적으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정책은 계속 추진돼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시급히 국비를 편성하여 낙동강 녹조 대응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올해만 5번째 사망자...李대통령, 포스코이앤씨 강하게 질타

올들어서만 4번의 사고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가 이재명 대통령의 질타를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65개 공사

폭염에 맨홀 사망자 또 발생...서울 상수도 작업자들 질식사고

한낮 최고기온이 38℃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서 맨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 작업자들은 맨홀로 진입하기전에 안전여부

LG전자 "자원순환 캠페인으로 폐배터리 100톤 수거"

LG전자가 고객 참여형 자원순환 캠페인 '배터리턴'으로 폐배터리를 100톤 이상 수거했다고 29일 밝혔다.배터리턴 캠페인은 LG전자 청소기의 폐배터리 등

아름다운가게, 수익나눔 '2026 희망나누기' 파트너 공모

비영리 공익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한 파트너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6 아름다운 희망나누기' 사

"굳이 2교대를?" 李대통령 지적에...SPC '8시간 초과 야근' 없앤다

SPC그룹이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해 장시간 야간근로를 없앤다.SPC그룹은 지난 25일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기후/환경

+

[영상] 에베레스트 맞아?...쓰레기와 인분으로 뒤덮인 산

수십년간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쓰레기와 인분으로 뒤덮인 최근 상황이 영상으로 공개돼 화제다.지난 26일 소

이틀간 543㎜ 폭우...中 베이징 일대 '물바다' 8만명 대피

중국 수도권과 동북·동남부 일대가 집중호우로 물바다가 됐다. 베이징에서만 30명이 숨지고, 다른 지역에서도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

美 트럼프 취임 6개월...30조원 청정투자 프로젝트 '물거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6개월동안 미국에서 221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올 1

[날씨] 서울·대전 37℃...'한증막 더위'에 오존 농도 '나쁨'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29일과 중복인 30일에도 이어진다. 이 더위는 8월초까지 계속된다는 예보다.29일 낮 최고기온은 32∼37℃에 이르겠다. 서울

미국과 멕시코 ‘물 전쟁’ 종료…티후아나강 하수차단 합의

20년 넘게 국경을 오염시켜온 티후아나강 하수 문제가 마침내 해결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과 멕시코는 2027년까지 원시 하수 유입을 전면 차단하기로 합

기후·환경정보 한눈에...'경기기후플랫폼' 서비스 시작

경기도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어디가 가장 좋을까? 전기요금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내 주변 가장 가까운 폭염대피소는 어디지? 이런 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