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자치구 '산사태 경보', 강남·서초 일대 '정전'
8일 오후 9시까지 동작구 신대방동(기상청)엔 1시간동안 비가 136.5㎜ 내리는 등 서울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mm 이상 비가 쏟아졌다. 서울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인 118.6㎜(1942년 8월 5일)를 80년만에 넘어선 것이다.
이날 집중호우로 2호선 삼성역과 사당역, 선릉역, 3호선 대치역, 7호선 상도역, 이수역, 광명사거리역에서는 누수가 일어나 무정차 운행을 하고 있다. 2호선 신대방역은 침수되지 않았지만 인근 도림천이 범람할 위험이 있어 무정차 운행을 하고 있다.
9호선은 동작역이 침수돼 영업을 중단했으며 개화역∼노량진역, 신논현역∼중앙보훈병원역 구간에서는 오후 9시 46분을 기점으로 상행선과 하행선을 분리해 운행하고 있다. 노들역∼사평역 구간은 운행이 중단됐다.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역도 침수돼 1호선 하행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경인선 오류동역도 침수돼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1호선 금천구청역에서도 신호 장애와 열차 지연이 발생했다. 1호선 용산역에서는 인천행 열차를 타는 5번 승강장 쪽 에스컬레이터 천장에서 물이 새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새로 개통한 신림선은 서원역 역사가 침수돼 무정차 운행을 하고 있으며, 우이신설선은 아직 보고된 피해 상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밤새 더 많은 비가 오지 않는다면 일단 9일 오전 지하철 운행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배수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비만 크게 안 오면 내일 아침에는 문제없이 운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물이 많이 들이친 이수역도 거의 배수가 다 되어 간다"고 밝혔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1개 구에 산사태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기준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곳은 중구와 동작구 2곳이다. 산사태 주의보는 중구, 용산구, 마포구, 서대문구, 성동구, 구로구, 동작구, 관악구, 서초구 등 9곳에 발령됐다.
성북구, 도봉구, 노원구는 자체 상황판단 회의를 통해 주의보를 발령했다가 해제했다. 관악구는 오후 9시를 기해 산사태 경보도 발령됐다.
관악구에는 또 오후 9시 26분께 도림천 범람으로 대피 공지가 내려졌다. 이밖에도 한강 상류지역 집중호우로 팔당댐 방류량이 늘어 오후 10시 12분부터 잠수교 양방향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팔당댐 방류량이 초당 6000톤 이상으로 늘어 잠수교 통제수위 6.2m에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수방 상황실을 가동하며 지역별 호우 피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정전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50분께부터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는 신고가 집중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도로가 침수되는 등 교통이 막힌 데다 안전사고 우려로 한전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가지 못하면서 상황 파악 자체가 늦어지는 상황이다.
한전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물 수전설비가 지하에 있는데 폭우로 침수되면서 전기적인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전 선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서울 등에 시간당 100㎜씩 비를 뿌린 비구름대가 시속 50㎞로 동북동진하면서 밤사이 경기남부와 강원중·남부 등에도 폭우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오르내리는 가운데 비구름대가 유입되는 지역에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50~80㎜ 이상 쏟아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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