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가격 안정?..."기후변화와 전쟁으로 가격 계속 오른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7-28 15: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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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대란에 비료생산 차질..."쌀값 주시해야"
수확량 감소로 식료품 구하기도 힘들어질 것


기후위기로 식량난이 악화하면서 2023년에도 식료품 가격의 '일상회복'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CE)는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계속 식료품 가격상승에 익숙해져야 할지 모른다고 분석했다고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CE의 원자재부문 수석경제학자 캐롤라인 베인은 "지난 수년간 기후변화의 영향이 확대되면서 수확량이 줄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날씨의 변동성이 심화할수록 식료품 가격은 기록적인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초 미국 3대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2023년 식료품 가격의 인상폭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보고서를 발간했다. 곡물원자재값이 상승하면서 농업종사자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식료품 가격이 결국 제자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주 흑해 연안 항구에 쌓여있던 2000만톤 이상의 곡물의 수출재개에 합의하면서 물량이 풀렸고, 세계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6월 전월대비 2% 감소하면서 3개월 연속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식료품 가격은 이미 전년대비 23% 오른 상황이다. 게다가 비료값을 포함해 농업용 시설 및 기자재를 가동하는 연료에 이르기까지 곡물뿐 아니라 원자재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농업 생산량은 사실상 거의 늘지 않았다. 또 우크라이나 농업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밀, 옥수수, 보리 수출량은 100만톤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감소했다. 그런데다 러시아 침공으로 수출길이 막힌 까닭에 내년 농사를 위한 종자와 비료를 지불할 자금이 없어 2023년에도 작물이 부족해지는 연쇄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더구나 유엔의 중재 하에 이뤄진 이번 수출재개 합의는 세계 식량난에 '단비'가 되고, 평화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러시아가 하루만에 우크라이나 남부 주요 항구인 오데사항을 공습하면서 또다시 전쟁의 향방과 함께 식량위기 해결이 불확실해졌다. 이마저도 수많은 문제 가운데 하나일 뿐 근본적인 곡물가격 상승 요인은 변함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러-우전쟁 이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그 이전에는 기후변화가 차곡차곡 쌓여왔다는 것이다.

일례로 기후변화로 꾸준히 식량위기가 지속되면서 러-우전쟁 1년전인 2021년 전세계 기아인구수는 약 7억7000만명으로, 2006년 이래 최고치를 갱신했다. 2007~2008년과 2010~2011년 사이 세계 곳곳에서는 식료품 가격상승으로 인한 폭동이 일어났다. 각국은 보조금 지원으로 사회적 불안을 잠재우고 있지만, 이집트 국민들의 경우 가처분소득의 50~60%를 식료품에 할애해야 하는 수준이고, 최근 스리랑카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역시 물가상승률이 60%로 폭등한 데 따른 것이다.

밀과 식물성 기름의 주요 수출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그에 대한 대체수요로 쌀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쌀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도, 태국, 베트남 등지와 같은 주요 쌀 수출국에 재고가 많이 쌓여있지만, 전세계 곡물 생산량의 10%만이 수출된다는 점, 또 기후위기로 언제 수확량이 급감할지 예측할 수 없는 점으로 미뤄볼 때 한 국가라도 수출을 금지하면 전세계 물가가 출렁인다는 것이다. 지난 2007~2008년 인도와 베트남의 쌀 수출 규제로 대표적인 쌀 수입 국가인 필리핀 등지에서 무더기로 쌀 사재기에 나섰고, 그 결과 쌀값이 2배 이상 뛰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아리프 후세인 경제분야 선임연구원은 "최근 에너지요금도 크게 오르고 있고, 겨울에는 전기요금이 더더욱 급증할 전망인 가운데 작물들의 주요 영양공급원인 질소비료 생산공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농업, 특히 비료에 대한 재원을 제때 투입하지 않으면 2023년에는 식료품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식료품 자체를 구하는 일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선임연구원 로라 웰슬리는 "어찌됐건 모든 종류의 음식에 대한 접근성을 부여했던 국제 식품거래체계는 한동안 정상으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결국 식료품 및 비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각국의 거래의존도가 재구성되고, 지역적인 공급망에 더 큰 집중을 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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