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건조해지면서 열대우림 나무들 고사율 증가
기후변화로 호주 열대우림이 말라죽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주 북부 열대우림의 평균 수명이 지난 35년동안 약 절반으로 줄었다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18일(현지시간)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됐다. 지구온난화로 호주 열대우림이 1980년대 이전보다 2배 더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열대우림이 흡수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열대우림의 고사현상은 호주의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다른 열대우림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의 공동저자 야드빈더 말리(Yadvinder Malhi)는 "지구온난화로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전세계 열대우림의 나무 고사율이 비슷하게 증가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열대우림이 탄소배출원으로 전락해 지구 기온상승을 2℃ 이하로 제한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퀸즐랜드 24개 산림에 있는 8300여 그루의 나무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호주 퀸즐랜드 애서튼에 위치한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소에서 가져왔다. 연구 공동저자 수잔 로렌스(Susan Laurance) 싱가포르 제임스쿡대학 열대생태 전문가에 따르면 CSIRO는 1971년부터 연구에 사용된 나무들을 관찰하고 있다.
러셀 배럿(Russell Barrett) 호주식물과학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Botanical Science)의 선임 연구원은 "이번 현상은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대규모 산호 표백현상처럼 적나라한 기후경고"라며 이번 연구결과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최근 7년동안 4번의 대규모 표백현상을 겪은 산호초 지대다.
배럿 연구원은 "나무 고사율이 2배 높아지면 숲에 저장된 탄소의 양과 저장기간 계산도 크게 달라진다"며 "이번 연구가 숲의 탄소저장 가능성을 재고하게 한다"고 밝혔다.
열대우림이 대기에서 흡수하는 탄소의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지난 2020년 발표된 바 있다. 열대우림의 파괴로 기후변화가 더 앞당겨지는 것에 대비해 전세계는 탄소 생산활동을 더 빨리 줄여야 한다고 연구진들은 입을 모았다.
배럿 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북부 퀸즐랜드 열대우림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건조한 대기는 호주의 모든 식물 군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다양한 서식지를 대상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는 고산지대 식물, 습윤한 열대우림 등 이미 기후위기의 벼랑 끝에 몰린 식물 공동체들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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