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소비 75% 줄여야"...완전채식보다 약간의 육식 바람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9 15:58:42
  • -
  • +
  • 인쇄
유럽과 북미 연간 약 80kg의 육류를 소비
지속가능한 지구 위해 20kg 이하 줄여야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육류 소비를 최소 75% 줄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독일 본대학은 미래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려면 육류를 많이 소비하는 북미와 유럽 국민들은 육류 소비를 최소 75% 줄어야 이상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환경과 기후, 건강, 경제적 영향을 비롯한 육류 소비의 다양한 측면을 검토한 결과 육류를 소량만 섭취해도 충분히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럽연합(EU) 시민은 연간 약 80kg의 육류를 소비한다. 그러나 축산업이 기후와 환경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이 명백해지면서 동물성 식품 소비를 줄일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반추동물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메탄을 생성하는데다, 동물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기는 동물이 섭취한 칼로리의 일부밖에 되지 않는다. 같은 수의 사람들을 먹여 살리려면 훨씬 더 넓은 땅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자연종을 보존할 공간을 줄여 생태계에 피해를 준다. 게다가 고기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으며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저자인 마틴 카임(Matin Qaim) 본대학 개발연구센터(ZEF) 박사는 "모든 인간이 유럽인이나 북미인만큼 많은 고기를 소비한다면 국제 기후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많은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육류소비를 연간 20kg 이하로 크게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현재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약 절반이 동물사료로 사용되고 있다며 식량안보를 지원하려면 동물에게 공급되는 곡물 양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무조건 채식주의를 선택하는 일이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인류가 채식주의 식단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식물성 식품을 재배·생산할 수 없는 지역도 많기 때문이다. 야채와 콩류는 어디에서나 재배할 수 없으며, 더욱이 일년 중 특정한 시기에만 수확할 수 있다. 특히 가난한 지역은 고품질단백질과 미량영양소의 식물 공급원이 부족하다.

공동저자인 마틴 팔라스카(Martin Parlasca) 박사는 "식물을 재배할 여건이 안되는 지역에서 건강한 식단을 보장하려면 육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음식은 수많은 식품업계 종사자에게 중요한 수입원이다. 그는 우유, 계란, 육류 수입이 갑자기 사라지면 이들의 생계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적인 관점에서도 제한된 수의 동물을 정해진 초원구역에 방목하는 일은 오히려 이롭다. 팔라스카 박사는 "사람은 풀밭에서 살 수 없지만 반추동물은 살 수 있다"며 "초원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없을 경우 그 위에 가축을 기르는 것이 좋다"고 명시했다.

결국 가난한 국가들은 산업화된 국가보다 육류소비량이 훨씬 적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가난한 국가에서 육류를 소비하는 일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권장될 사항이라고 밝혔다. 즉 집중적인 육류소비량 감축은 부유한 국가들의 몫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육류소비가 감소할 조짐이 거의 없다. 이전보다 채식주의자가 더 많아졌지만 유럽 전역의 총 육류소비량은 여전히 정체되고 있으며, 북미와 호주는 세계에서 육류소비량이 가장 높다.

이에 카임 박사는 동물성 식품에 대한 세금인상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이 방안은 그다지 선호되지는 않는다"며 "특히 조정효과를 노린다면 10~20%의 추가가격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기에 드는 높은 환경비용이 현재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가 이러한 비용을 더 많이 분담하는 것이 전적으로 합리적이고 공정할 것"이라고 보았다.

연구진은 또한 '지속가능한 소비' 주제가 학교 교육과정에 더 많이 통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임 박사는 "음식뿐만 아니라 옷을 비롯한 일상의 소비재까지, 우리의 결정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민감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간자원경제학술지(Annual Review of Resource Economic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