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시행…"주주들 주총서 의무 준수 촉구해야"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2 16:18:20
  • -
  • +
  • 인쇄
서스틴베스트 "선제적 주주관여로 리스크 관리해야"


산업현장에서는 연일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선 주주들이 기업리스크 관리를 적극 주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2일 '2022년 정기주총 프리뷰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정기주총의 주요 트렌드를 예측하면서 이같은 내용의 주요 주주관여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올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이 산재위험 노출도가 높은 회사에 대해 법령상 필요한 조치 이행 여부를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미비할 경우 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법에 따르면 사망사고가 발생하거나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기업의 경영책임자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하지만 모든 중대재해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모두 준수했다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기업이 의무를 소홀히 한 상태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가 처벌 대상이 되는데, 이는 회사와 주주에게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이에 서스틴베스트는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주들이 기업에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모두 준수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리스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 포스코,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중공업, CJ대한통운, 한국전력, 세아베스틸, HDC현대산업개발, 삼성중공업, 삼표시멘트, 한진,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고려아연, 한일시멘트, 두산인프라코어, 효성중공업, 삼성전자 등이다. 해당 기업들은 2018년초부터 2022년 2월까지 근로자 부상 및 사망 사고 발생으로 서스틴베스틴의 ESG 컨트로버시(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사고) 평가 대상으로 2회 이상 선정된 곳이다.

또 노동이사제의 법제화로 인해 금융회사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시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의결권 행사에 있어 후보자의 전문성 등 역량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올해 7월부터 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가 도입된다. 이에 민간 기업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고, 서스틴베스트는 우선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시도가 우선 일어날 것으로 내다 봤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이 노조 추천 후보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있어서 해당 후보의 전문성과 노사간 균형감각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가 계속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은 이슈가 될 수 있는 투자기업들을 대상으로 주주관여를 통해 사익편취 행위의 사전적 차단을 유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공정거래법에서는 사익편취규율대상의 범위가 확장됐다. 즉 상장여부와 무관하게 총수일가 지분율이 20%이상인 계열회사이거나, 이들 계열회사가 50%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를 그 대상으로 한다.

서스틴베스트는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는 향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해당하지 않는 자산규모 5조원 미만의 기업집단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이 총수일가 사익편취 정황이 있는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이 자발적으로 일감몰아주기 등을 해소하도록 주주관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2020년 축소됐던 중간배당은 2021년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배당을 실시한 상장회사의 수는 2020년 47개사에서 2021년 62개로 26.5% 증가했고 중간배당의 규모는 2020년 2조7000억원에서 2021년 4조4000억원으로 67.1% 증가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국면에서도 기업의 경영성과 개선과 소액주주의 주주행동 증가로 인해 배당성향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개정 자본시장법 상 이사회 성별 다양성 요건 충족을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성 임원의 선임 안건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2021년 3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볼 때, 총 152개 적용대상 기업 중 85개사(55.9%)는 이사회 내 1명 이상 여성임원을 선임했다. 나머지 67개 기업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여성임원을 선임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적용대상 기업들은 법률 준수 관점에서 여성임원을 대부분 사내이사가 아닌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 및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위임장 수수료 면제 정책에 따라 2022년 정기주총에서도 온라인 생중계 및 전자투표·위임장의 활용은 전년 대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주주총회 개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향후 전자주주총회를 통한 의결권의 실시간 온라인 행사가 가능해진다면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 기회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산업재해로 인해 경영자가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이는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기관투자자들은 산재발생 개연성이 높은 투자대상기업에 대해 법령상 명시된 조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선제적으로 주주관여를 할 필요가 있다"며 "ESG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기관투자자들의 장기적인 주주관여를 통한 투자대상기업들의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 마련이 중요해질 것이며, 이와 같은 주주관여는 결국 주주총회에서의 정관변경, 이사 선임 등의 안건 상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