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다한 '풍력터빈' 교량으로 다시 태어난다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2 16: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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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터빈 폐기물, 2050년 200만t으로 늘어
영국, 덴마크 등 터빈 재활용 방법찾기 나서


태양광과 함께 풍력은 신재생에너지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세계 곳곳에 설치돼 있는 풍력터빈이 수명을 다하면서 폐기물로 쏟아져나오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바람을 에너지를 만드는 동력 역할을 하는 '풍력터빈'의 수명은 보통 20년이다.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교(University of Strathclyde)는 "전세계 터빈 폐기물은 2030년에 40만톤에 달할 것이며 2050년에는 200만톤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5메가와트(MW)급 풍력터빈의 무게는 무려 1000톤에 달한다. 이처럼 큰 부피와 무게 때문에 지금까지 수명을 다한 풍력터빈은 처치곤란이었다. 풍력터빈에 사용된 강화유리나 유리섬유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없어 모두 산업폐기물로 버려졌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각에서는 "풍력터빈 폐기물은 미래에 다가올 새로운 환경 악몽"이라고도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풍력터빈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 업사이클링(Upcycling)···건설자재로 재활용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수명을 다한 풍력터빈을 건설에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일랜드 코크대학교(University College Cork) 연구팀은 터빈의 날개를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다리에 사용하는 것을 테스트하고 있다. 폴 리히(Paul Leahy) 풍력에너지 공학 강사는 "다리 크기에 맞춰 터빈 날개를 잘라 사용할 수 있다"며 "설계부분에서 테스트한 결과 아주 기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완만한 곡선형태의 터빈 날개가 다리의 미학적인 부분으로 표현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고속철도에 사용되는 콘크리트를 강화하기 위해 터빈을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탄소배출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 터빈의 날개는 임시도로나 콘크리트 벽면 및 기반을 형성하는 지지대로 사용된다.

한 환경전문가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입증된다면 풍력터빈은 중요한 건설 자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리사이클링(Recycling)···소재 재사용



덴마크의 에너지솔루션기업 베스타스(Vestas)는 오르후스대학교(Aarhus University)와 손잡고 풍력터빈에 사용된 열경화성 복합재료를 섬유와 에폭시로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학순환 공정을 통해 분리한 에폭시는 새로운 풍력터빈을 만드는 데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노르웨이의 친환경 투자회사 에이커 호라이즌스(Akers Horizons)는 풍력터빈에 사용된 유리섬유를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영국의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교와 협력해 풍력터빈에서 분리한 유리섬유를 새로운 풍력터빈에 재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츠 에크베트(Mats Ektvedt) 에이커 호라이즌스 관계자는 "우리는 수명이 다한 터빈을 새로운 회수 프로세스를 통해 신제품 터빈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유리섬유로 만들었다"면서 "이것이 진정한 자원순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의 목표는 풍력터빈을 재활용하는데 있지만 우리는 궁극적으로 모든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강력한 회수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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