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판 천안문 사태"...무릎꿇고 홀로 경찰 막아선 수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3 11:27:07
  • -
  • +
  • 인쇄


"일요일, 미얀마는 미얀마판 천안문 사태를 경험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양곤 대교구 대주교 찰스 마웅 보(Charles Maung Bo) 추기경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한 수녀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주인공은 미얀마의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교구 소속 앤 로사 누 따웅 수녀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시위대를 향해 전진하는 경찰을 홀로 멈춰세웠다.

누 따웅 수녀는 경찰을 향해 "쏘지 마세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지 마세요. 원하시면 나를 쏘세요"라고 외쳤다. 누 따웅 수녀의 용기있는 행동에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들도 행진을 멈추고 총을 내려놓았다. 누 따웅 수녀는 또 경찰에 쫓기던 시위대에 수녀원을 피신처로 제공하는 한편 부상자들의 응급 치료에도 도움을 줬다.

미얀마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이자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이기도 한 보 추기경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미 충분히 피 흘렸으니 이 땅에서 더 이상 피가 흘러서는 안된다"며 "평화는 가능하다. 평화만이 유일한 길이다. 민주주의만이 그 길을 비추는 유일한 빛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을 막아서는 누 따웅 수녀 (출처=보 추기경 트위터)


미얀마 경찰은 지난달 28일 벌어진 시위대를 향해 총구를 열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진압 당시 적어도 18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군부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이날을 '피의 일요일'로 칭했다.

경찰은 양곤의과대학에 섬광 수류탄을 던지고 의사와 학생들을 쫓아냈다. '화이트코트 의사연맹'(Whitecoat Alliance of Medics)에 따르면 50명 이상의 의료진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끔찍한 폭력"이라며 미얀마 치안 부대를 규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우리금융, 글로벌 ESG 투자지수 'FTSE4Good' 편입

우리금융그룹이 글로벌 ESG 투자 지수인 'FTSE4Good'에 신규 편입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지수 편입을 통해 우리금융은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을 더욱 강

기후/환경

+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플라스틱 펠릿으로 뒤덮인 바다...침몰 선박에서 7만자루가 '와르르'

침몰된 선박에서 유출된 플라스틱 알갱이(펠릿)들이 해안가로 밀려오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라이베리아 국적의 컨테이

극과극 날씨 패턴...중부는 '물폭탄' 남부는 '찜통더위'

13일 우리나라 날씨가 극과극 상황을 맞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호우특보가 발령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반면 남부지방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