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7분' 뚫고 화성 착륙한 퍼서비어런스, '마션' 현실화 첫걸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51:45
  • -
  • +
  • 인쇄

1톤짜리 로버가 화성에 착륙해 지표면을 처음으로 직접 탐사하면서 화성 탐사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인내)가 한국시간으로 19일 오전 5시55분 예제로 충돌구(Jezero Crater)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에 도착하기까지 203일간 약 4억7200만km를 항해했다.

▲착륙 직후 렌즈 보호덮개를 착용한 채 찍은 화성 표면 사진 (출처=NASA)


예제로는 슬라브어로 '호수'를 뜻한다. 예제로 충돌구는 40억년전 화성에 강물이 흐르던 시절에 형성된 삼각주로 추정된다. 퍼서비어런스의 탐사 목적은 이곳에 존재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기분자와 미생물 흔적을 발견하여 분석하고 토양·암석 샘플 등을 채취하는 일이다. 궁극적으로는 위 연구결과를 토대로 인류가 화성에 거주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한다.

업계 관련자들은 이번 퍼서비어런스의 착륙을 장장 10여년에 걸친 '화성 2020' 프로젝트의 여러 단계 중 가장 짧으면서 가장 험난한 고비로 평가한다. 화성 착륙 단계의 정식 명칭은 '진입·하강·착륙 단계'(EDL: Entry, Descent, Landing)로, '공포의 7분'으로도 불린다.

퍼서비어런스는 이 7분 동안 1300℃의 대기 마찰열을 버티며 하강을 시작해 시속 2만km의 대기권 진입 속도를 0으로 줄여야 한다. 이때 퍼서비어런스는 12G의 중력 가속도를 버티며 초음속 낙하산을 전개한다. 이후 지형비교항법을 통해 적합한 착륙지점을 찾고, 8개의 역추진 로켓을 점화해 착지한다.

퍼서비어런스는 이 모든 과정을 흠잡을 데 없이 견뎌내면서 착지에 성공했다. 퍼서비어런스 프로젝트 부 책임자 맷 월레스는 "지난 8, 9년간 EDL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다"며 "EDL은 내 일부가 되다 못해 날 잡아먹었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퍼서비어런스는 예제로 충돌구 기준 140도 남동쪽을 향해있고, 수평 기울기는 1.2도로 평지 위에 안착한 상태이다. 원자력 전지 시스템에도 이상 없이 전력 95% 충전상태다.

▲지형비교항법으로 착륙위험지역(붉은색)을 피해 안전지대에 자리한 퍼서비어런스 (출처=NBC)


화성 2020 프로젝트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임무는 끝났을 지 모르지만 장비팀, 표면탐사팀, 과학연구팀은 바로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착륙 후 가장 먼저 가스추적궤도선을 사출해 대기 관측 정보를 수집하고, 하강모드의 퍼서비어런스를 로버 형태로 재구축해야한다. 극초단파 안테나를 가동 중지하고, 대신 원격탐사기둥을 세운 후 고이득 안테나를 지구 방향으로 틀어주어 통신 속도를 높인다. 이후 소프트웨어를 안정화시킨 다음 각종 기기 상태를 점검한다.

위 과정이 완료되면 퍼서버런스는 드론 시범 비행 장소를 찾아 이동할 것이다. 화성 표면을 직접 탐사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다른 행성에서 드론을 띄우는 일도 사상 처음이다. 화성을 탐사할 드론 '인제뉴어티'(Ingenuity)는 상대적으로 희박한 대기 상황에 맞춰 초경량이며, 지구상의 헬리콥터 로터보다 5배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아직 채취한 샘플은 없지만 나사 과학연구팀은 사진을 토대로 연구를 시작했다. 퍼서비어런스 착륙 위치의 위성사진을 보면 평평하고 매끈한 착륙지점과 모래언덕이 모여있는 울퉁불퉁한 지점이 있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지질단위가 모이는 지점은 지질의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퍼서비어런스는 조만간 렌즈 보호덮개를 해제하고 더 선명한 사진을 보내올 예정이다.

▲예제로 충돌구 (출처=NASA)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광복적금부터 기부까지...은행들 독립유공자 후손돕기 나섰다

최고금리 8.15%에 가입만 해도 독립유공자 단체에 815원 기부되는 등 시중은행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지원에 나서고 있다.8일 KB국민·신

SK이노·카카오·빙그레...광복 80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한뜻'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유공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기후/환경

+

튀르키예 규모 6.1 지진...200km 떨어진 이스탄불도 '흔들'

튀르키예 서부 발르케시르 부근에서 10일 오후 7시 53분쯤(현지시간)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이날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에 따르면 지진의

"韓 10대 기업 폭염 책임액 161조원...발전5사가 58% 비중"

지난 13년간 전세계 폭염으로 인한 피해에서 국내 10대 기업들이 차지하는 책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61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161조원 가운데

하늘의 공포 '난기류'...가장 심한 항공 노선은 어디?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더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 난기류가 가장 심한 항공노선은 193km 거리의 아르헨티나 멘도사-칠레 산티아고 노선인 것으

EU, 해외 탄소크레딧 구매로 탄소감축?..."탄소투자 위축" 비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문가들의 자문도 거치지 않고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서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佛 파리 면적의 1.5배가 '잿더미'…기후변화가 빚은 산불

프랑스 남부에 산불이 크게 번지면서 파리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가 됐다. 기후변화로 발생한 이례적인 가뭄이 산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프

[주말날씨] 천둥·번개 동반한 '국지성 호우'...남부지방 최대 150㎜

이번 주말에 또다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내리겠다. 토요일인 9일 오후부터 일요일인 10일 오후 사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