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활용시대 '성큼'...드론 국산화 어디까지 왔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21:06
  • -
  • +
  • 인쇄
드론관련 국내기업 2000곳 넘어...국산드론 세계시장 점유율 4%
▲국내드론업체 유비파이 IFO 모델. (출처=dronerush.com)

2019년 정부가 발표한 '드론분야 선제적 규제 혁파 로드맵'대로 한다면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본격적인 국산 드론 활용단계"에 접어든다. 정부가 짠 각본대로 올해가 국산 드론 상용화의 원년이 될 수 있을까?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한강공원에서 시연한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는 국내 드론 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우리나라 드론산업은 드론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에선 우세하지만, 드론 핵심부품과 완제품 등 하드웨어에서는 약세로 평가받는다. K-드론시스템에 사용된 UAM 서비스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하지만 K-드론시스템 시연에 등장해 주목받은 기체는 중국 '이항사(社)'에서 만든 'EH216'. 이 드론의 대당 가격은 3억원에 이른다. 

국내 드론 관련기업들은 대략 2000~3000개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드론을 자체 제작해 판매하는 곳도 100여곳에 이른다. 하지만 국산 드론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4%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드론의 핵심부품은 모터, 프로펠러, 비행제어장치, 전자변속기가 꼽힌다. 국내 드론기체 대부분은 수익성을 고려해 중국산 부품을 이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어도 드론 10만대를 생산하는 시설 규모를 갖춰야 국산 핵심부품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털어놨다.

생산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 중 현재 LG전자와 두산이노베이션즈가 드론 개발에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모터 기술을 보유한 LG전자는 농업용·군용 드론에 보급할 모터를 개발할 계획이다. 두산이노베이션즈는 드론용 수소배터리를 개발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용도가 제한적이거나 후방산업에 불과한 상태다.

다행히 드론 관련 국산 소프트웨어 전망은 밝다. 우리나라는 액세스포인트, 디스플레이 등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부품이 강세다. 특히 드론제어 소프트웨어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드론제어 소프트웨어는 자율비행을 목표로 한다. 자율비행이 가능해지면 드론은 위성항법서비스(GPS)없이 위치를 인식하고, 비상시 장애물을 회피하는 등 스스로 판단해 동선을 정한다. 드론제어 소프트웨어는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UAM을 상용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일례로 국내 기업 '유비파이'(Uvify)는 드론쇼 관련 기체와 제어시스템 개발의 선두주자다. 유비파이는 최근 현대자동차와 함께 드론쇼를 기획하기도 했다.

▲유비파이가 순수 국내 기술로 수놓은 2021년 새해 밤하늘. (출처=현대자동차)


드론은 아직 우리 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접하기 쉽지 않다. 민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됐던 분야는 물류·배송이다. 그러나 국내 업체가 시도한 드론 택배서비스는 유야무야되고 있는 상황. CJ대한통운과 현대로지스틱스 등 국토부가 진행한 '무인비행장치 신산업분야 안전성 검증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 대부분 개발을 중단한 상태다.

관련업계는 고층화된 도심지역에 편중된 배송수요를 감당하기엔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또 천문학적 초기비용을 들여 현 시점에서 굳이 드론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코로나 여파로 중국산 부품 수입에 차질이 생겨 국내 드론 업체와 협업해 자체적으로 아라에어(araAir)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활용범위가 물류센터 실내로 제한된다.

드론 시장은 앞으로 점차 확대돼 2026년에 이르면 9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현재 드론 기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좋은 드론 소프트웨어와 인프라를 갖췄더라도 외산 기체에 의존해야 한다면 드론산업은 '반쪽 성공'에 그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항공안전기술원 한 관계자는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국산 드론의 전망을 묻자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국가기간산업과 공공목적으로 활용될 '산업용 드론'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약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령 지난 6일 고양시가 철새도래지에 방제 드론으로 방역을 실시했다. 나는 새를 좇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하천과 교량까지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방제를 실시할 수 있다. 스마트팜 사업에도 방제, 파종, 토질조사 등을 위해 드론이 적극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그리고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 드론을 배척했다는 점이다. 중국 드론기업 DJI가 촬영한 영상은 모두 중국 DJI 본사에 저장돼 한차례 논란을 빚었다. 산업용 드론에 한해 중국과 일본에 앞선 한국 드론이 시장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산 핵심부품을 쓰더라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말하면서 '국산 드론'을 재정의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핵심부품이라 하더라도 대단한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 기체 단가를 낮추려면 수입하는 게 당연하다. 삼성 휴대폰 부품이 전부 국산은 아니지만, 기체를 조립하고 설계하는 게 한국 기업이면 국산으로 인정한다는 것. 그는 "오히려 무리해서 모든 부품을 국산화하면 가격이 올라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개발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jelly@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NOW] 남양유업 ESG, 재생에너지 전환률 '깜깜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유럽은 12만원인데...배출권 가격 2~3만원은 돼야"

현재 1톤당 1만6000원선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2만원 이상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산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6년만에 흡수합병한다

빙그레가 13일 이사회를 열고 해태아이스크림과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오는 2월 12일 합병 승인 이사회를 개최하고 4월 1일 합병을 완료

SPC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지주사 '상미당홀딩스' 출범

SPC그룹이 13일 지주회사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파리크라상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

[ESG;NOW] 배출량 증가한 오리온...5년내 30% 감축 가능?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리스크가 경영리스크 될라…기업들 '자발적 탄소시장' 구매확대

기후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7일(현지시간) 글로벌 환경전문매체 ESG뉴스에 따르면

기후/환경

+

[팩트체크①] 기후변화로 '사과·배추' 재배지 북상...사실일까?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EU, 자연기반 탄소감축 인증기준 마련한다…습지복원·산림관리도 평가

유럽연합(EU)이 습지를 복원하거나 산림을 관리하는 등의 자연기반 탄소감축 활동을 평가하는 인증기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공시 도입에

해양온난화 '위험수준'...지난해 바다 열에너지 흡수량 '최대'

지난해 바다가 흡수한 열에너지가 관측 사상 최대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지표는 기후위기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경고

[주말날씨] 외출시 '마스크 필수'...건조한 동해안 '불조심'

이번 주말에는 외출시 마스크를 꼭 챙겨야겠다. 황사에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대기질 상태가 나쁘기 때문이다.16일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17일 전국

한쪽은 '홍수' 다른 쪽은 '가뭄'...동시에 극과극 기후패턴 왜?

지구 한쪽에서 극한가뭄이 일어나고, 다른 한쪽에서 극한홍수가 발생하는 양극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지구 전체에 수자원이 고루 퍼지지 않고 특

[날씨] 기온 오르니 미세먼지 '극성'...황사까지 덮친다

기온이 오르면서 대기질이 나빠지고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까지 유입되고 있어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15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