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을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까지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에 나섰지만 국제 유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전략비축유(SPR) 1억7200만 배럴을 시장에 방출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에 따르면 방출은 다음 주부터 약 120일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IEA 역시 같은 날 회원국 32개국이 총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IEA 역사상 최대 규모다. 독일·오스트리아·일본 등 주요국도 자국 비축유 방출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고, 우리나라 역시 2246만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1.98달러로 전일 대비 4.8% 상승했고, 뉴욕상업거래소의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7.25달러로 전일보다 4.6% 올랐다.
전문가들은 비축유 방출 규모가 공급 차질 우려를 잠재우기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동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 차질이 하루 약 2000만 배럴 규모에 이르고 있어, 전쟁이 장기화되면 공급차질이 불보듯 뻔하다. 이런 우려가 유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한 비축유 방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투자은행 맥쿼리도 "IEA가 제시한 4억 배럴은 전세계 하루 생산량 기준 약 4일치에 불과하다"며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IEA도 이번 비축유 방출은 전쟁으로 인한 시장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임시조치라는 점을 인정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4억 배럴 방출은 즉각적인 시장 교란을 완화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석유 운송의 정상화"라고 말했다.
여기에 전쟁으로 석유시설이 폭격되고 있고, 유조선까지 피격되면서 생산과 운송에서 모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선박 3척이 이란군 공격을 받았으며, 전쟁 이후 이 해역에서 피격된 선박은 최소 14척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군은 "석유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배럴당 200달러 유가를 각오하라"고 위협했다. 이 직후 WTI가 한때 88.91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중동 산유국의 생산시설도 폭격으로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인 애드녹(ADNOC)이 운영하는 루와이스 정유·석유화학 복합단지는 최근 드론 공격으로 일부 정제시설 가동을 일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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