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가스' 단계적 수입금지…재생에너지 속도 높인다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7 11:09:41
  • -
  • +
  • 인쇄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하면서, 유럽 에너지 정책의 중심축이 가스에서 재생에너지로 본격 이동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은 2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순차적으로 중단하는 법안을 최종 통과시켰다. 이번 결정에 따라 EU는 2027년 말까지 러시아 가스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추진돼온 '탈(脫)러시아 에너지' 전략을 제도적으로 확정한 동시에, 화석연료 의존을 구조적으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EU의 장기 에너지 전환 방향을 분명히 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EU는 이미 러시아산 석탄과 원유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시행해 왔지만, 천연가스는 전력·난방·산업 전반에 걸친 의존도가 높아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했다. 다만 이번 법안 통과로 천연가스 역시 중장기적으로 축소 대상 에너지원이라는 점이 공식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은 이번 조치가 러시아 가스 공백을 단순히 다른 화석연료로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시스템 전환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짚었다. 실제로 EU는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과 함께 전력망 보강, 에너지 저장장치 투자 등을 병행하며 가스 발전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유럽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이미 전력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EU 전력 생산에서 풍력과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수준까지 확대됐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화석연료 발전 비중을 넘어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전력 수급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가스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점진적으로 조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전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최근 유럽 주요 10개국이 북해에 총 100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풍력 전력망을 공동 구축하기로 합의한 점이 거론된다. 영국·독일·프랑스·덴마크·벨기에·네덜란드·아일랜드·노르웨이·룩셈부르크·스웨덴은 각국 해상풍력 단지를 해저 송전망으로 연결해 전력을 공동 활용하는 다국적 전력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해상풍력을 개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발전 설비와 송전망을 함께 활용하는 구조를 전제로 한다. 풍력 발전량 변동에 따른 전력 공급 불안을 줄이고, 가스 발전에 의존하던 전력 조정 기능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결정은 최근 유럽이 다시 겪은 가스 공급 불안과도 맞물려 있다. 올겨울 북미 지역 한파와 글로벌 LNG 수급 불안이 겹치면서 유럽 가스 가격이 급등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저장량 감소와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가스 의존 자체를 줄이지 않고서는 에너지 안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산업계 부담이 과제로 남는다. 철강·화학·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을 중심으로 전력 비용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속도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러시아 가스 수입 금지 결정은 EU 에너지 정책의 방향이 '가스 확보'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시스템 구축'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제재를 넘어, 유럽 에너지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쿠팡·쿠팡이츠, 진주 전통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개 지원

쿠팡과 쿠팡이츠서비스(CES)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남 진주중앙시장에 친환경 포장용기 11만여개를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이번 지원은 전통시

국내 기업 중 ESG평가 'S등급' 없어...삼성전자가 종합 1위

국내 시가총액 250대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ESG 평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13일 ESG행복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기업들이 공개한 ESG 관련 정보를 분석한 결

정부 'EU 탄소세' 기업대응 올해 15개 사업 지원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국내 기업들이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본격 지원에 나선다.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

LG전자 '마린 글라스' 기술로 순천만 생태계 복원 나선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마린 글라스'로 순천만 갯벌 생태계 복원에 나선다.LG전자는 이를 위해 순천시, 서울대학교 블루카본사업단과 '블루카본 생태계

하나은행, AI·SW 기업 ESG 금융지원 나선다

하나은행이 ESG 경영을 실천하는 AI·SW 기업에 최대 2.0%의 금리 우대 대출을 제공한다.하나은행은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의 'AI

아름다운가게, 설 앞두고 소외이웃에 '나눔보따리' 배달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소외이웃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하는 나눔캠페인 '아름다운 나눔보따리'를 7~8일 이틀간 진행했다고 9일 밝

기후/환경

+

美 자동차 온실가스 규제 없앤다...EPA, 배출규제 종료 선언

미국이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폐지한다.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온실가스를 유해 오염물질로 규정해온 '위해성

기후변화로 '독버섯' 증가...美 캘리포니아서 중독사고 급증

기후변화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습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야생 독버섯이 급증하면서 이를 먹고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13일(현지시간) 캘

[영상] 보름새 3차례 폭풍 강타...포르투갈, 한겨울에 '물바다'

보름 사이에 3차례 연속 강타한 폭풍으로 포르투갈이 쑥대밭이 됐다.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지난 7일 최대 순간풍속 시속

온실가스 폐지하면 차값 싸진다고?...트럼프 발언 사실일까

트럼프 행정부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토대인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 폐지를 발표한 가운데, 단기적 규제 완화가 오히려

美 온실가스 규제 폐기 발표에 '발칵'..."4.7조달러 비용 발생할 것"

미국이 온실가스 규제의 근간이 되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기하면 이로 인해 4조7000억달러(약 6782조57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설연휴 날씨] 주말 18℃까지 '껑충'...귀성길 '안개·살얼음' 주의

이번 설 연휴는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연휴 초반에는 평년보다 5℃ 안팎으로 기온이 높다가, 이후 평년 수준의 기온으로 돌아오겠다. 다만 서해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