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 가스로 항공유 생산...하루 100kg 실증에 성공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5 12:00:03
  • -
  • +
  • 인쇄
▲실증시설에서 생산한 SAF를 용기에 담고 있다. (사진=화학연)

국내 연구진이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자원에서 나오는 매립지 가스로 지속가능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를 생산하는 실증에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윤조 박사 연구팀은 인투코어테크놀로지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폐식용유보다 풍부한 매립지 가스로 항공유를 생산하는 통합공정 실증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지속가능 항공유는 항공업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체연료로 통한다. 정유업계는 이미 폐식용유로 항공유를 만들고 있지만 폐식용유 발생량 자체가 작고 바이오 경유 등 다른 용도로도 쓰여 상대적으로 비싸고 확보가 어렵다.

이에 연구진은 음식물쓰레기·가축 분뇨 등에서 나오는 풍부하고 값싼 매립지 가스를 이용해 항공유를 생산하는 실증에 나섰다. 

매립지 가스로 항공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불순물을 줄여 항공유 생산에 적합한 중간원료로 정제해야 한다. 그리고 기체 상태의 중간원료인 합성가스에서 항공유 등 액체 연료로 바꾸는 효율을 높여야 한다. 이에 연구팀은 매립지 가스 전처리 후 합성가스 제조, 합성가스-액체연료 전환 촉매 반응 공정을 모두 통합 개발했다.

인투코어테크놀로지는 앞 단계를 담당했다. 음식물쓰레기 등이 묻힌 지면에서 포집한 매립지 가스를 공급받으면 분리막을 이용해 황 성분 등 불순물을 제거하고, 과도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전처리 공정을 거친다. 이후 자체 개발한 플라즈마 개질 반응기를 이용해 항공유 생산에 적합한 성질의 중간원료로 바꾼다. 즉 일산화탄소와 수소가 포함된 고압의 합성가스로 변화시켜 화학연에 넘겨준다.

그 뒤 화학연은 '피셔-트롭쉬 공정'이라는 오래된 기술을 활용해 기체 상태의 합성가스를 액체연료로 바꾼다. 수소와 탄소가 분리된 상태의 합성가스를 촉매 위에서 반응시키면 수소-탄소 사슬이 점점 이어지며 적당한 길이의 탄화수소는 액체연료로, 긴 길이는 왁스 등 고체 부산물이 되는 것이다. 화학연은 제올라이트·코발트 기반 촉매를 활용해 고체 부산물 대신 액체 연료가 생산되도록 선택도를 개선했다. 특히 화학연은 핵심기술로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를 적용했다.

항공유 제조반응 중 과도한 발열은 촉매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채널 반응기는 촉매층과 냉매층을 교대로 적층한 구조로, 반응열을 신속하게 제거해 반응 폭주를 억제한다. 또한 집적화·모듈화 설계를 통해 설비 부피를 최대 10분의 1로 줄였다. 추후 생산 규모 확충이 필요하면 모듈을 추가하면 된다.

▲매립지 가스로부터 SAF 전환 기술 공정도 (자료=화학연)

이번 실증을 위해 연구팀은 대구 달성군 쓰레기매립장 부지에 약 30평 규모, 2층 단독주택 크기의 통합 공정 시설을 구축했다. 실증 결과 하루 100kg 규모의 지속가능 항공유 생산에 성공했으며, 액체 연료 선택도는 75% 이상을 달성했다. 현재 연구팀은 장기간 운전 조건을 최적화하고, 촉매와 반응기 성능을 추가로 고도화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와 하수 찌꺼기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고부가가치 항공 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대규모 플랜트에서만 가능했던 항공유 생산 공정을 지역 매립지나 소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에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분산형 SAF 생산 체계 구축과 국내 SAF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유기성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연료로 전환하는 통합공정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대표적 기술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이 액체연료를 선택적으로 제조하는 촉매 2개를 개발한 연구성과는 촉매분야의 국제학술지 ACS Catalysis 2025년 11월 내부 표지논문과 연료·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Fuel에 각각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현대차, 中업체와 손잡고 인니 EV배터리 재활용 순환체계 확보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순환경제 거점을 마련한다.현대차그룹은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화유리사이클)'와 12일 서울 양재

국민연금 기후 주주관여 '반토막'…대상 기업 29개에서 13개로

기후리스크가 주요 투자위험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기후관련 주주관여 활동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

"기후는 핵심 재무리스크"…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논의

금융위원회가 상반기 중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에 기후관련 원칙과 지침이 사실상 빠져있다는 지적이 국회 토

KCC, 서초구 주거환경 개선 힘쓴다...9년째 맞은 '반딧불 하우스'

KCC가 서초구와 손잡고 올해도 지역사회 주거환경 개선에 나선다. 양 기관은 2026년 '반딧불 하우스'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9년째 이어

'CDP 환경평가' A등급 받은 국내 기업들은 어디?

현대자동차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기후변화 부문 평가에서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을, 물관리 부문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평가대상인 292

기후/환경

+

봄 건너뛰고 초여름?...美서부, 3월에 30℃ 이례적인 봄날씨

미국 서부지역에 이례적인 3월 폭염이 예보되면서 봄철 기온 패턴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

커피값 또 오르나?...기후변화에 브라질 커피벨트 '물폭탄'

브라질 커피 생산의 중심지에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극단적 강우가 더욱 심해질 수

호주, 석탄광산 채굴 2038년까지 연장…1.5℃ 기후목표 '흔들'

호주에서 대형 석탄광산의 채굴기간 연장이 승인되면서 1.5℃ 기후목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1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퀸

[주말날씨] 드디어 '봄이 왔다'…일교차는 15℃ 이상

이번 주말부터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완연한 봄날씨를 만끽할 수 있겠다. 다만 일교차는 매우 커서 감기 조심해야 한다.토요일인 14일에는 이동성 고기

온난화로 심해까지 '뜨끈'...미생물은 오히려 활발해진다?

온난화가 심해까지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양생태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양 미생물 일부가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있을 가

기후변화에 전쟁까지 '겹악재'...이란 '물부족' 사태 더 심해져

기후변화로 수년째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이란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물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전쟁이 발생하기전부터 가뭄과 폭염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