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학교 연구진은 유럽 각지 교회에 보관된 오르간 조율기록이 과거 기후조건을 추정하는데 활용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22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파이프 오르간은 공기의 온도에 따라 음높이가 달라지는 악기로, 기온이 높을수록 음정이 올라가고 낮을수록 내려간다. 이에 따라 연주 전 조율 과정에서 설정된 기준 음높이와 조율 방식이 문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연구진은 이러한 조율 기록을 분석하면 특정 시기의 평균 기온이나 계절적 온도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교회에서는 오르간 관리와 조율 내역을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간 체계적으로 기록해 왔으며, 이는 기존의 나이테나 빙하 코어와는 다른 성격의 기후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동일 지역의 여러 교회 기록을 비교하면 단일 건물 환경의 영향을 줄이고, 보다 신뢰도 높은 기온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문화활동 속에 남은 기록이 기후과학의 자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과거 기후복원 연구는 주로 자연 지표에 의존해 왔지만, 음악과 종교활동이라는 일상적 기록에서도 기후 정보가 추출될 수 있다는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과거 기후 연구의 자료 범위를 자연환경에서 사회·문화 영역으로 확장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연구진은 오르간 조율 기록이 지역적 특성과 건물 내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단독 자료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교회 내부 온도, 연주 관행의 변화, 조율 기준의 시대별 차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다른 기후자료와의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기후변화 연구의 방법론을 확장하는 흥미로운 사례라고 평가한다. 과거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유산에 남은 기록이 기후온난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장기적인 기후 변동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연구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