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교회의 오르간 조율기록이 기후온난화 추적 데이터?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3 15:19:47
  • -
  • +
  • 인쇄


유럽의 각 교회에서 오르간을 조율할 당시 기록된 기온이 기후온난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학교 연구진은 유럽 각지 교회에 보관된 오르간 조율기록이 과거 기후조건을 추정하는데 활용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22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파이프 오르간은 공기의 온도에 따라 음높이가 달라지는 악기로, 기온이 높을수록 음정이 올라가고 낮을수록 내려간다. 이에 따라 연주 전 조율 과정에서 설정된 기준 음높이와 조율 방식이 문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연구진은 이러한 조율 기록을 분석하면 특정 시기의 평균 기온이나 계절적 온도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교회에서는 오르간 관리와 조율 내역을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간 체계적으로 기록해 왔으며, 이는 기존의 나이테나 빙하 코어와는 다른 성격의 기후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동일 지역의 여러 교회 기록을 비교하면 단일 건물 환경의 영향을 줄이고, 보다 신뢰도 높은 기온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문화활동 속에 남은 기록이 기후과학의 자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과거 기후복원 연구는 주로 자연 지표에 의존해 왔지만, 음악과 종교활동이라는 일상적 기록에서도 기후 정보가 추출될 수 있다는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과거 기후 연구의 자료 범위를 자연환경에서 사회·문화 영역으로 확장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연구진은 오르간 조율 기록이 지역적 특성과 건물 내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단독 자료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교회 내부 온도, 연주 관행의 변화, 조율 기준의 시대별 차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다른 기후자료와의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기후변화 연구의 방법론을 확장하는 흥미로운 사례라고 평가한다. 과거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유산에 남은 기록이 기후온난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장기적인 기후 변동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연구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아름다운가게, 유산 기부하면 세액공제법 '지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유산기부 세액공제법'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유산기부 세액공제법은 상속 재산의 10% 이상을 기부하

삼립 시화공장 또 '산재'...노동자 2명 손가락 절단

삼립 시화공장에서 또 노동자가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경찰에 따르면 10일 0시 19분경 경기 시흥시 소재 삼립 시화공장에서 근로자 2명의 손가락

시중은행들 생산적 금융 '잰걸음'…지역과 첨단산업에 투자확대

부동산 대출 중심이던 시중은행들이 지역산업 발전과 인공지능(AI), 그리고 첨단산업 등 생산적 금융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투자경쟁에

SKT, ESG 스타트업 육성하는 '스케치포굿' 참여기업 모집

SK텔레콤이 차세대 ESG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 'SKTCH for Good(스케치포굿)'을 론칭하고 참여 스타트업을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참여를 희망하

서울시 기후대응 '엉망'...'생태·사회' 지표 대부분 '낙제점'

서울의 대기질과 생물다양성 자원, 재생가능한 깨끗한 물, 에너지 생산, 폐기물 현황 등 렌즈를 분석한 결과 총 41개 지표 가운데 33개가 기준치에 미달

용기 디자인 살짝 바꿨더니...동원F&B, 플라스틱 사용 14톤 절감 기대

동원F&B 동원식품과학연구원은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위해 지난 50여년간 사용해왔던 식용유 용기의 서포트링 디자인을 '12각 돌출 구조'로 개선했

기후/환경

+

올해 극단적 기상 징조?...3월 세계 해수면 온도 '역대 2위'

전세계 바다 온도가 심상치 않게 상승하면서 올해 극단적 기상이 잦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수온 상승이 엘니뇨 전환 신호로 해석

"132년만에 가장 뜨거운 3월"...이상고온·가뭄 겹친 美

미국 전역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3월'을 기록했다. 이상고온에 강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극한가뭄이 나타나고 있다.9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지난겨울 바다 수온 1℃ 올라..."온화한 겨울·대마난류 강세 원인"

지난겨울에서 초봄 사이 우리 바다의 수온이 평년대비 1℃ 정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국립수산과학원은 2025년 12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우리 바다의

'슈퍼 엘니뇨' 온다...전쟁까지 겹쳐 '식량 이중위기' 우려

올 하반기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동 전쟁에 따른 비료·에너지 공급 차질과 맞물려 글로벌 식량위기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경

'불의 고리' 인니 1주일새 또 지진…주택 100여채 '와르르'

인도네시아 동부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해 주택 100여 채가 파손되고 20명이 다쳤다.10일(현지시간) 베트남뉴스통신(VNA)에 따르면 지난 8일 밤 동누사

남극 해빙들 '와르르'...황제펭귄 새끼 수천마리 폐사

남극 해빙이 무너지면서 황제펭귄 새끼들이 바다에 빠져 집단으로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남극 일부 지역에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