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이 계속 늘어나면 2100년에 '극한호우'가 41%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 텍사스A&M대학교 핑 창 박사연구팀은 기존 기후모델보다 4배 더 촘촘한 간격으로 예측할 수 있는 'MESACLIP' 기후모델을 적용해 1900~2100까지 지구의 날씨를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이같은 예측이 도출됐다고 23일(현지시간) 과학매체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연구팀이 적용한 MESACLIP 기후모델은 가로세로 격자가 15마일(약 25㎞) 크기다. 이는 기존 기후모델 격자의 크기 60마일(약 96㎞)보다 4배 촘촘하기 때문에 날씨를 더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기후모델은 공기와 물, 얼음, 땅의 물리학을 시뮬레이션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과학자들은 미래의 기온과 강수량 등을 예측하는데 이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연구팀이 MESACLIP을 적용해 약 4500년간의 기후 시뮬레이션을 생성했는데, 이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가 6페타바이트에 달할 정도로 방대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그만큼 정교한 예측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정밀도 향상 덕분에 허리케인·대기의 강·중규모 대류계 등 기존 모델에서 예측하기 어려웠던 집중호우를 유발하는 기상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미세 격자모델인 MESACLIP을 통해 고배출 시나리오를 분석하면, 국지적 바람이 수증기를 더 가두는 '습기 수렴'(moisture convergence) 현상을 발생시키면서 '국지성 호우'를 더 심화시킨다. 미국의 걸프 해안과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극한호우가 더 자주 나타나는 것도 이런 경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 '대기의 강'같은 긴 폭풍우 사슬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새 기후모델에서는 2100년에 극한호우의 일일 강수량이 41%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또 연구진은 MESACLIP 모델로 남극 대륙을 둘러싸고 있는 남빙양과 동태평양에서 나타난 라니냐 현상의 원인도 분석할 수 있었다. 남극 상공 제트기류가 온난화 영향으로 느슨해지고, 그로 인해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깊은 곳의 차가운 물이 표면으로 올라오는 '용승'이 증가해 라니냐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그동안 많은 연구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따뜻해진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으면서 폭우 빈도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면서 "그러나 기존 모델은 구름대 이동, 뇌우대 형성 등 동역학적 요인을 재현하지 못해 폭우 증가폭을 실제보다 적게 예측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고해상도 기후모델이 향후 인공지능(AI) 기반 기후예측모델의 핵심 학습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기후데이터가 부족한 극한기상 사건을 분석하는데 MESACLIP 같은 대규모 앙상블 실험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영국 기상청 더그 스미스 박사는 MESACLIP에 대해 "폭풍의 세부 구조를 더 선명하게 볼 있도록 해준다"며 "어떤 지역이 위험한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방재·배수·경보 체계 설계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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