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1 14:43:24
  • -
  • +
  • 인쇄
▲KT 방배 사옥(사진=연합뉴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1일 KT로부터 제출받은 감염 인지 시점과 내부 의사결정 과정 관련 자료에는 이같은 정황이 담겼다.

KT 정보보안단 레드팀 소속 차장 A씨는 지난해 4월 11일 담당 팀장에게 "기업 모바일서버에서 3월 19일부터 악성코드가 실행중이다"고 보고하고, 보안위협대응팀 소속 차장 B씨에게도 공유했다. 이 악성코드가 'BPF도어'였다. 이날 B씨는 당시 정보보안단장이었던 문상룡 최고보안책임자(CISO)와 황태선 담당(현 CISO) 등에게 관련 상황을 보고했다.

그런데 정보보안단은 지난해 4월 18일 서버 제조사에 백신 수동 검사와 분석을 긴급 요청했지만, 경영진에는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았다.

KT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4월 18일 문 단장과 모현철 담당이 당시 정보보안단 소속 부문장인 오승필 부사장과 티타임 중 구두로 '변종 악성코드가 발견됐다'는 상황을 간략히 공유했다"며 "다만 오 부사장은 일상적인 보안상황 공유로 인식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침해사고 인지 후에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기존에 겪어보지 못한 유형의 악성코드에 대한 초기 분석 및 확산 차단에 집중하느라 신고 의무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후속 조치 또한 정보보안단 내부 판단 하에 이뤄졌다. 정보보안단은 5월 13일부터 스크립트 기반 악성코드 점검을 시작했고, 전사 서버까지 점검 범위를 확대하며 7월 31일까지 점검을 진행했다. 이 조치는 황태선 담당이 지휘했다.

성명,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단말기식별번호(IMEI) 등 가입자 개인정보가 저장된 서버를 포함해 총 43대의 서버에서 악성코드 감염이 인지됐음에도 KT는 당국은 물론 경영진에도 신고하지 않은 채 구두 공유 수준으로만 사태를 처리한 셈이다. 결국 BPF도어 감염 사실은 이달 민관합동조사단이 서버 포렌식을 하면서 뒤늦게 드러났다.

최 의원은 "KT의 이번 악성코드 감염사고 은폐 사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정보보안 관리시스템이 무너져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겪어보지 못한 변종 악성코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담소 거리로 삼은 것은 충격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기후/환경

+

美 워싱턴주 유례없는 폭우...'대기의 강'으로 대홍수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며칠씩 내리면서 홍수가 일어났다. 이 홍수로 주택이 유실되고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다.워싱턴주 스캐짓 카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동남아 해상풍력 중심지로 급부상...글로벌 기업들 몰린다

동남아시아가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환경 정책

日 아오모리 앞바다 또 6.7 지진...불안감 커지는 열도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또다시 규모 6.7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전 11시44분쯤 규모 6.7로 추정되는 지진이

탄소감축해도 경제성장...세계 각국 '탈탄소 성장' 가시화 뚜렷

경제규모가 커졌지만 탄소배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른바 '탈탄소 성장'이 몇몇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탄소배출이 비례적으로 늘

[주말날씨] 눈구름대가 몰려온다...토요일 전국에 '눈비'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12일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리던 눈이 13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 주말에는 많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