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따뜻, 여름엔 시원…전기없이 온도 조절하는 신소재 개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8 14:13:25
  • -
  • +
  • 인쇄
▲하이드로겔 기반 자율 온도조절기의 작동 개념도(자료=KAIST)

국내 연구진이 전기없이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는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송영민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은 김대형 서울대 교수팀과 '포플러' 나뭇잎의 열관리 전략을 모사한 '유연 하이드로겔 기반 열조절기'(LRT)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포플러 나무는 덥고 건조할 때 잎을 말아 뒷면으로 태양빛을 반사하고, 밤에는 잎 표면에 맺힌 수분이 방출하는 열(잠열)로 냉해를 막는 독특한 생존 전략을 갖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LRT는 스스로 냉·난방 전환하는 열조절 장치다. 핵심 소재는 리튬 이온과 하이드록시프로필 셀룰로오스(HPC)를 하이드로겔에 결합한 구조로 리튬 이온은 주변의 수분을 흡수·응축해 잠열을 조절하면서 따뜻함을 유지하고, HPC는 온도에 따라 투명도가 변해 햇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며 온도를 조절한다.

이에 LRT는 주변 온도·습도·조도 등 환경에 따라 네 가지 열조절 모드로 전환된다. 전력 없이 주변 환경에 맞춰 스스로 냉·난방 모드를 전환하는 것이다.

연구진이 실외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LRT는 기존 냉각 소재보다 여름에는 최대 3.7℃ 더 낮고, 겨울에는 최대 3.5℃ 더 높은 온도를 유지했다. 지붕 단열 코팅으로 적용한 시뮬레이션에서는 기존 소재보다 평방미터(㎡) 당 연간 최대 153메가줄(MJ)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리튬 이온과 HPC의 농도를 조절해 열조절 특성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산화티타늄(TiO₂) 나노입자를 추가해 소재 내구성과 기계적 강도도 크게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의 지능형 열조절 전략을 공학적으로 재현한 기술로, 계절과 기후변화에 스스로 적응하는 열관리 장치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건축 외벽·지붕, 재난 임시시설, 야외 저장소 등 전력 기반 냉난방이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될 차세대 열관리 플랫폼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소재과학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11월 4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kt ds, 취약계층 500가구에 '김장나눔' 봉사활동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화원종합복지관에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kt ds 임직

폐철에서 고급철 회수...현대제철, 철스크랩 설비에 1700억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해 2032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도입 등

美서 쿠팡 '집단소송'...승소시 3300만 피해자 전원에 배상책임

쿠팡을 상대로 국내에서 단체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소송의 나라' 미국에서도 쿠팡을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이 제기된다.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승소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기후/환경

+

'인스타 명소' 아이슬란드 꽃밭...알고보니 생태계 파괴 외래종

사진 명소로 유명한 아이슬란드의 꽃밭이 사실은 토착종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인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ESG;스코어]서울에서 탄소감축 꼴찌한 '강남구'...1위 지자체 어디?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전라남도 신안군이 1081톤으로 감축률 1위를 기록했고, 부산 서구는 온실가스가 오히려 115톤 증가하면서 감축률

'물순환 촉진구역' 4곳 지정한다...기후부, 지자체 대상 후보지 공모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물순환 촉진구역 공모'가 처음으로 실시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023년 10월 24일 제정된 '물순환 촉진 및 지원에

韓가전제품 유럽수출 '비상'...EU, 가전·부품도 탄소세 '만지작'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원자재 중심에서 가전·부품 등 완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공기좋던 美 워싱턴D.C 올겨울 대기오염 최악...원인은?

공기질이 깨끗한 도시로 알려졌던 올겨울들어 미국의 워싱턴 D.C.가 질병을 유발할 정도로 공기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기오염 분석업

필터없이 초미세먼지 99.9% 제거하는 공기청정 장치 개발

필터없이 나노 물방울로 초미세먼지를 99.9% 제거하고 스스로 물까지 공급하는 공기청정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