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불확실성 해소...관세협상 타결에 핵잠수함 건조까지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0-30 11: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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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개월간 끌어오던 한미 관세협상이 지난 29일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특히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에 이어 두번째 가진 정상회담에서 안보협상까지 매듭지은 것도 여기에 힘을 크게 보탰다. 

무엇보다 한미가 타결한 관세협상은 우리 경제에 부담을 크게 완화시켰다는 평가다. 당초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투자 가운데 2000억달러를 현금투자하기로 합의한 틀에서 양측은 투자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은 일시불 투자를 요구했고, 우리는 한미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구하면서 한때 심각한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APEC을 앞두고 양국 실무진은 세부적인 투자방식에 있어서도 극적 타결을 이루면서 '관세리스크'를 완전히 벗어나게 했다. 2000억달러 현금투자 가운데 향후 10년간 매년 200억달러(약 28조5000억원) 상한선 내에서 투자하는 조건은 우리 경제에 외환부담을 크게 덜어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대가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춤으로써 수출전선에 먹구름을 걷히게 만들었다. 

◇ 두번째 만난 한미 정상···트럼프 "언제든 연락해"

한미 두 정상은 지난 8월 워싱턴에 이어 두번째로 만난 때문인지 만남부터 반가움을 표시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국빈으로 한국을 방문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다. 이에 우리나라는 트럼프에 대해 극진한 의전으로 답했고, 1억2000만원에 달하는 최고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는 동시에 신라 천마총 금관을 본따 한달에 걸쳐 수작업으로 제작한 금관 모형을 선물했다. 트럼프는 "감사하다"를 연발했다.

APEC 이전에 타결될 것으로 점쳐졌던 한미 관세협상은 두 정상이 만날 때까지 아무 소식이 없었다. 이에 양국 정상이 다소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나왔지만 이날 만난 두 사람은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관세협상이 매듭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 트럼프를 한껏 치켜세운 발언을 하면서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나라의 오랜 숙원사업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요구한 것으로 봤을 때 실무선에서는 이미 합의가 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며 "그것에 기반해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요청한지 하루만에 답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바로 여기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Big Comeback)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박2일의 짧은 경주일정을 마무리하고 30일 오전 김해공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정상회담을 가진 뒤 출국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 극적 타결···외환부담 덜고 수출길 활짝

한미 두 정상의 만남은 3개월간 이어졌던 '관세협상'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관세협상은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당일 급박하게 진전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미정상 회담이 진행된 이후 오후 7시 무렵에 대통령실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다. 이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대미 금융투자 3500억달러는 현금투자 2000억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며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달러 금융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이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상한을 200억달러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간 200억달러의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가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는 한국 기업의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큰틀의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상호관세는 지난 7월말 합의 이후 이미 15%가 적용되고 있다. 또 품목관세 중 의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김 실장은 밝혔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으며, 쌀·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은 막았다고 덧붙였다.

관세협상 타결로 한국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30일 코스피는 장 시작부터 날아올랐다. 4000포인트를 돌파한지 3거래일만에 410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장 초반 3만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오전 11시 15분 기준 전일 대비 5% 오른 27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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