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공기관 ESS는 장식품?...설치하고 장기간 미가동 상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2 1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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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불에 탄 리튬이온 배터리가 소화수조에 담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놓고 화재 우려 때문에 제대로 가동하지 않아 'ESS 설치 의무화 제도'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정(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안전관리 주무기관인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북 전주 본사 부지에 250킬로와트(kW) 규모의 ESS를 설치했지만 화재 위험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ESS 안전관리의 총괄기관이자 검사·기준제정 권한을 가진 기관이 ESS 운영을 꺼리는 모순된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 한국동서발전 등 다른 주요 에너지 공공기관들 역시 설치한 ESS를 장기간 미가동 상태로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ESS 화재는 2018년 16건, 2019년 11건 등 초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이후 정부와 업계의 안전대책이 강화되면서 2020년 2건, 2021년 2건, 2024년 5건, 2025년 8월 6건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초기 사고에 대한 여파로, ESS를 '잠재적 위험시설'로 보는 인식이 남아있다.

정부는 공공부문이 ESS 확산을 선도하도록 2021년부터 계약전력 2000kW 이상 공공건물에 대해 계약전력의 5% 이상 ESS를 의무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기준 의무대상 308개 기관 중 109개만 설치를 완료했고, 199개 기관(64.6%)은 아직 이행하지 않았다. 제도 시행 4년째에도 공공부문 ESS 설치율은 4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정 의원은 "ESS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산형 전원체계 구축의 핵심 인프라임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사용을 꺼리면 민간 확산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히 안전을 관리하고 국민 신뢰를 확보해야 할 기관들이 운영을 중단한 채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것은 정책 일관성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ESS 화재는 기술개선으로 크게 줄었는데, 안전관리기관조차 ESS를 켜지 못하면 재생에너지 확대는 요원하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먼저 ESS 안전성과 신뢰를 입증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ESS 확산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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