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6 16: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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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태풍에 침수된 알래스카 킵눅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11~12일 태풍 할롱의 여파가 알래스카주 남서부 유콘-쿠스코크윔 삼각주 지역을 강타했다.

이로 인해 인구 715명이 거주하는 킵눅과 인구 380명의 크위길링녹 지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들 지역의 수위는 정상 만조선보다 약 1.8m 높아졌다. 지역의 모든 주택이 피해를 입었으며 이 가운데 약 30채는 물에 떠내려갔다.

나파키악에서도 전력시스템이 침수됐고, 톡숙 만은 침식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보고됐다. 나이트무트에서는 연료통이 물에 떠다니고, 연료가 유출됐는지 공기 중에 연료냄새가 나고 물이 광택을 띠고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사망자는 현재까지 최소 1명, 실종자는 2명으로 파악됐다. 크위길링녹에서 67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남성 두 명이 떠내려간 집과 함께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드론, 보트, 항공기를 동원해 수색을 펼쳤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13일 밤 수색을 중단했다.

이재민은 총 1500명으로, 이 가운데 400여명이 크위길링녹의 학교 대피소에 머물렀다. 하지만 대피소도 전력 시설 및 화장실이 고장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주 당국의 보고서는 양동이로 만들어진 간이 변기가 사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는 피해지역과 가까운 알래스카 남서부 도시 베델의 대피소로 이동했지만, 이곳도 포화상태다. 제러미 자이덱 알래스카 주 비상관리국 대변인은 "주민 1000여명 이상이 주 정부에 대피를 요청했다"며 "대피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 아직 알 수 없으며 추가 대피소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피해규모가 큰 데다 피해지역이 지리적으로도 고립돼있어, 구호물자 투입도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지역에 육로가 없어 선박이나 항공기로만 다닐 수 있고, 여기에 겨울까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어 대비하려면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주 정부 당국은 주 방위군을 동원해 대대적인 항공 구조 작전까지 펼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당국은 이재민 약 300명을 피해지역에서 동쪽으로 약 805㎞ 떨어진 앵커리지의 알래스카 항공센터로 이송했으며, 이는 알래스카 역사에서 손꼽을만한 대규모 공중 수송 작전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역 관계자들은 지역사회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 주택 일부는 긴급 보수를 하더라도 재입주가 불가능하거나 겨울까지 거주가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래스카 주 비상관리국의 마크 로버츠 현장 지휘관은 "현재 최우선 과제는 주민들이 안전하고 따뜻하게 보호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각 기관과 협력해 필수 서비스 복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릭 토먼 페어뱅크스대학 기후전문가는 기후변화로 인해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이번 폭풍의 위력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집이 사실상 피해를 입었고 겨울까지 오는 상황에서 개인이나 소규모 지역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며 주와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소규모 원주민 마을에 지원되던 재난 대응 보조금을 삭감한 바 있다. 이번 태풍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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