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를 은밀하게 취소하면서 공화당·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미국 정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14일(현지시간) 기후변화 전문저널 '히트맵뉴스(Heatmap News)'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네바다주에 건설 예정이었던 태양광 프로젝트 '에스메랄다7(Esmeralda 7)'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내무부 토지관리국은 관련 웹페이지에서 프로젝트 상태를 '취소됨'으로 조용히 변경했다.
에스메랄다7 프로젝트는 477㎢ 면적에 걸쳐 7곳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완공시 최대 6.2GW, 200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주거 수요와 함께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전력소비량을 충당하고자 지난 바이든 정부 시절 허가된 프로젝트다. 다만 해당 프로젝트는 사막 야생동물 서식지에 미칠 영향을 두고 일부 환경단체와 주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다.
내무부 대변인은 프로젝트 참여업체들이 개별 제안서를 토지관리국에 제출하면 프로젝트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승인을 위해 진행해야 하는 환경영향평가가 수개월 내지는 수년간 지연될 수 있고, 이마저도 정부가 개별 프로젝트를 또다시 취소해버릴 수 있다. 프로젝트 개발업체 중 하나인 넥스트라마 에너지(NextEra Energy)는 미 토지관리국과 "건설적으로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를 중단하려는 움직임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모두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민주당 소속인 캐서린 코르테즈 마스토, 재키 로젠 네바다주 상원의원은 행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며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에게 프로젝트의 미래를 명확히 할 것을 촉구했다. 마스토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투명성 부족이 혼란을 일으켰다"고 말했으며 로젠 의원은 "네바다주는 1인당 태양광 일자리가 가장 많은 주로서 태양에너지 분야 선두주자인데, 이 산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화당 소속인 스펜서 콕스 유타주 주지사도 X(옛 트위터) 계정에 "이것이 우리가 중국과의 AI·에너지 경쟁에서 패배하는 방법"이라며 "필요한 가스·원자력·지열 발전소를 확보할 때까지 태양광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기후변화를 부정하며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혐오'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뱉은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트루스 소셜 계정에 "재생에너지는 세기의 사기극"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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