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수명을 3배 이상 늘린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개발됐다. 전지의 효율을 높이지만, 수명은 단축하는 첨가제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한 덕분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신승재 교수팀과 고려대학교 민한울 교수팀은 액상 tBP 첨가제를 대체하는 고체 첨가제 4CP를 개발하고, 이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해 26.2%의 높은 광전변환 효율과 3000시간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tBP(4-tert-butylpyridine)는 태양전지 안에 리튬이온을 고르게 분산시키기 위해 넣는 첨가제로, 전지가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을 높인다. 하지만 액체 형태라 고온에서 쉽게 휘발되고, 그 과정에서 리튬이온을 제대로 잡아두지 못해 전지 안에 부산물이나 미세한 구멍(핀홀)이 생기게 된다. 이는 전지수명을 줄이는 주요 원인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4CP(4-(N-carbazolyl)pyridine)는 고체 형태로, 액체 첨가제와 달리 휘발성이 없어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고온에서 안정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구성층 간 계면을 균질하게 만들어 전하가 잘 이동하도록 돕는다. 전하 이동이 원활해지면서 광전변환효율도 함께 높아진다.
실험에서 4CP를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6.2%의 광전변환효율(공인 25.8%)을 기록했으며, 특히 장기 구동 측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기존 tBP 기반 전지의 광전변환효율은 1000시간 내에 초기의 60%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4CP 기반 전지는 3000시간 이상 초기 효율의 80%를 유지한 것이다. 수명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고온·극한 환경에서도 효과가 뚜렷했다. 4CP를 첨가한 전지는 85℃ 400시간 이상 초기 효율의 80%를 유지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tBP를 사용한 전지는 120시간 만에 출력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또 영하 80℃와 영상 80℃를 오가는 온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200회 반복한 뒤에도 초기 효율의 90% 이상을 유지했다
공동 연구팀은 "공정은 그대로 두고 첨가제만 바꿔도 차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최대 약점인 수명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라며 "극심한 온도변화에도 성능이 유지된 만큼 우주 등 극한 환경에서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기존 제조 공정과도 호환되기 때문에 양산 전환 장벽이 낮은 것도 기술의 장점"이라며 "상용화를 위해 대면적 모듈을 만들어 성능을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UNIST 양상진 연구원, 고려대학교 김기훈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 9월 10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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