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검독수리' 77년만에 한라산에서 둥지 발견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7 13:46:14
  • -
  • +
  • 인쇄
▲제주도 한라산에 발견된 '검독수리' 번식 둥지 (사진=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야생생물1급이자 대형 맹금류인 '검독수리'의 둥지가 77년만에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제주도 한라산 북쪽 방향의 한 절벽에서 검독수리의 번식 둥지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지난해 7월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직원이 한라산 북쪽 인근에서 어린 검독수리 1마리를 구조했던 사건과 지역주민의 목격담을 토대로 검독수리 서식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한라산 북쪽 지대 약 90m 절벽의 3분의1 지점에서 지름 약 2m, 높이 약 1.5m 추정되는 검독수리의 둥지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올 5월 이곳 둥지에 검독수리 암수 한 쌍과, 새끼 한 마리가 서식하는 모습을 약 200m 떨어진 장소에서 망원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둥지는 마른 나뭇가지를 쌓아 올려 만들어졌으며 안쪽에 마른 풀잎과 푸른 솔가지가 깔린 것으로 보였다. 연구진은 이들 암수 개체가 모두 최소 6년생 이상의 어른새(성조)로 추정했으며, 새끼의 성별은 외형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7월 조사에서 이들 검독수리 가족이 둥지를 떠난 것(이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검독수리가 번식지를 쉽게 옮기지 않는 특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같은 장소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번식 둥지를 비롯해 번식 쌍과 새끼가 함께 발견된 것은 미군 장교의 논문 기록 이후 77년 만에 처음이다.

1947년부터 1948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복무한 미국 육군장교 로이드 레이몬드 울프(Lloyd Raymond Wolfe)는 1948년 4월 한국인 가이드(김훈석: 검독수리 번식 둥지 제보자)와 함께 경기도 예봉산 정상 인근의 절벽에서 검독수리 어른새와 함께 번식 둥지를 발견했다. 또한 이 무렵에 경기도 천마산에서도 새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둥지를 발견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검독수리 둥지 관찰 기록 논문을 1950년 10월 미국의 저명한 조류 학술지인 '디 오크(The Auk)'에 게재했다.

수리목 수리과에 속하는 검독수리는 날개 편 길이가 2m가 넘는 대형 맹금류로 국내에서는 전국의 산야 및 습지 주변에서 겨울철에 소수의 개체가 주로 관찰됐다. 세계의 분포 지역은 유럽, 아시아 및 북아메리카 등 북반구이다. 포유류(사슴, 토끼, 고라니 등) 및 조류(오리류, 꿩 등)를 사냥하며, 동물사체도 먹는다. 1~2월에 1~4개를 알을 낳고 포란 기간은 44~45일이며, 부화한 새끼를 키우는 육추기간 70~102일이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검독수리 번식 둥지의 발견을 계기로 제주특별자치도 등 유관 기관들과 협업하여 서식지 보전을 강화하는 한편 번식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번식한 개체의 기원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환경

+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