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
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운 자연발생 원리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북극에서는 봄철 얼음이 녹기 시작할 때 얼음 속에 갇혀 있던 브롬 가스가 대기로 유출되면서 활성 브롬 농도가 갑자기 높아져 '브롬 폭발(Bromine Explosion)'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대기에 유출된 브롬 가스는 지상 1~2km 높이에 있는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빠르게 파괴하고, 대기 속 수은을 땅과 바다로 끌어내려 극지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브롬은 전 세계 바다에 조금씩 들어 있지만, 이런 폭발적 현상은 북극에서만 일어난다. 기존에는 햇빛을 받아야 브롬이 기체로 변한다고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로 빛이 없는 상황에서도 얼음이 어는 과정에서 브롬이 가스로 전환될 수 있음이 새롭게 확인됐다.
비밀은 '동결농축효과'에 있다. 물이 얼면 얼음 결정 표면이나 그 사이에 완전히 얼지 않은 얇은 액체층, 즉 '준액체층(Liquid-Like Layer)'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물 속 성분들이 모이며 원래보다 수천~수만 배 높게 농축된다. 극지연구소 김기태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브롬이 특별한 화학반응을 거쳐 가스로 바뀌는 원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얼음에서 일어나는 독특한 화학반응이 극지에서 특정 성분을 이동·축적시키는 핵심 기작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거대한 극지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를 살피는 우리의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지구 대기화학과 극지환경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받으며, 세계적 학술지 'Water Research(Elsevier) 2025년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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