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이 습하고 더운 '가마솥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2일 낮 최고기온이 36℃에 이르면서 사람과 가축도 탈진하거나 목숨을 잃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1년 전에 비해 20% 가까이 늘었다.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국 500여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모두 470명으로, 30일에만 45명이 응급실을 찾았다. 대구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1명으로,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경북 봉화군에서는 지난달 29일 A(80대)씨가 논밭에서 일하다 쓰러져 숨지기도 했다. 사인은 열사병으로 추정되고 있다. 온열질환자의 절반 이상은 열탈진 즉 일사병이다. 열사병도 20.9%나 됐다. 온열환자들은 주로 작업장(24.7%), 길가(17.9%), 논밭(17.4%) 등 85.5%가 실외에서 발생했다. 발생시간은 오후 4∼5시가 13.2%로 가장 많았다.
전남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이틀동안 폭염으로 61개 축산 농가에서 가축 3만25마리가 폐사했다. 닭 2만7000여마리, 오리 2200여마리, 돼지 600여마리 등으로 약 2억8700여만원 상당이다. 앞으로 축산 농가의 폭염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밤 사이 최저기온이 25℃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도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일 오전 7시까지 열대야가 나타난 지역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강릉, 청주, 목포, 포항, 서귀포 등이다.
서울의 열대야는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1일 최저기온 25.9℃를 기록하며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111년만에 가장 빠른 열대야다. 지난해 열대야가 처음 나타난 시기는 7월 20일이었다.
강원도 강릉은 수은주가 30℃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초열대야까지 나타났다.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2일 오전 6시까지 밤 최저기온은 강릉 30.3℃, 삼척 28.2℃, 양양 27.7℃, 동해 26.4℃, 속초 26.2℃, 고성 25.9℃였다. 강릉은 사흘째, 나머지 5곳은 이틀째 열대야가 나타났다.
제주도 해안 전역에서도 열대야가 나타났다. 1일 저녁부터 2일 아침 사이 지점별 최저기온은 제주(북부) 25.6℃, 서귀포(남부) 26.4℃, 성산(동부) 25℃, 고산(서부) 25℃였다. 올해 지점별 열대야 일수는 제주와 서귀포 각 3일, 성산과 고산 각 2일이다.
이번 폭염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는 33℃, 일부 경기도와 강원 동해안·산지, 남부 지방, 제주도 동부는 35℃까지 오르겠다. 기온도 평년(최저 19∼21℃·최고 25∼29℃)보다 높겠다. 열대야도 내륙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야외 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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