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에너지를 수소 직접 전환하는 인공광합성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인 '모듈형 인공 나뭇잎'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그린수소 생산이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재성·석상일·장지욱 교수팀은 고효율·고내구성·대면적 확장성을 모두 갖춘 '모듈형 인공 나뭇잎'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공 나뭇잎'은 외부 전력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햇빛과 물만으로 수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그린수소' 생산방식이다. 기존 태양전지 기반 전기분해 방식(PV-EC)과 달리 전기 생산 단계를 생략하고 광에너지를 직접 화학에너지로 바꾸는 구조라 손실이 적고 설치 면적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낮은 효율과 내구성, 규모를 키우는 확장성 문제 등 상용화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태양광 흡수층과 니켈-철-코발트 촉매를 활용해 1평방센티미터(㎠) 단위의 고효율 광전극을 제작하고, 이를 4×4 배열로 확장한 모듈형 인공 나뭇잎을 개발했다. 이 모듈은 별도의 전원없이 태양광만으로 안정적인 수소 생산이 가능하며, 모듈 전체 수준에서 태양광 수소 전환 효율(STH) 11.2%를 달성했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인공 나뭇잎 가운데 최고 수준이며, 상용화에 필요한 10% 이상의 효율을 모듈 규모에서 달성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염소를 첨가한 페로브스카이트 흡광층(Cl:FAPbI₃)과 자외선에 강한 전자수송층(Cl:SnO₂), 촉매층(NiFeCo)의 조합을 통해 고효율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극의 수분 노출에 의한 손상을 막기 위해 특수 니켈 포일과 수지 봉지 기술을 적용해 140시간 연속 작동에서도 99%의 초기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등 내구성도 확보했다.
이재성 교수는 "이번 성과는 단순히 실험실에서의 고효율 수소 생산을 넘어서,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모듈형 인공광합성 장치로 상용화의 기준인 10% 이상의 효율을 달성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태양전지 패널처럼 대면적 인공 나뭇잎 패널로 확장도 가능해 상업화를 위한 결정적 진전을 이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5월 6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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