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은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엇갈렸다. 넥슨과 크래프톤, 넷마블은 신작 흥행으로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주력 게임 매출 부진과 신작 부재로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고배를 마셨다.
넥슨은 간판 게임 프랜차이즈 매출 반등과 신작 흥행 효과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가량 증가하는 등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넥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1조820억원이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3% 증가한 3952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을 이끈 건 '던전앤파이터'(던파), '메이플스토리'(메이플), 'FC' 등 주요 지적재산(IP) 3종의 매출 종합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덕분이다. 또 지난 3월 말 연달아 출시한 액션역할수행게임(A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마비노기 모바일'도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실적에 기여했다.
넥슨은 IP 프랜차이즈 안정세와 더불어 새롭게 선보일 신작 라인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했다. 현재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PvPvE 생존액션 신작 '아크 레이더스'는 지난 4월30일부터 5월4일까지 진행한 두번째 테크니컬 테스트를 성황리에 마치고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낸 '데이브 더 다이버'는 올 하반기 추가 콘텐츠(DLC) '인 더 정글'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오는 6월 ARPG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의 글로벌 알파 테스트를 앞두고 있으며, 좀비 아포칼립스 속 서울에서의 생존 게임 '낙원:LAST PARADISE', 오픈월드 ARPG '던전앤파이터:아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을 줄줄이 선보인다.

크래프톤도 주력 게임과 신작 흥행 효과로 영업이익에서 넥슨을 앞질렀다. 크래프톤의 1분기 매출은 8742억원, 영업이익은 4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47% 증가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간판 IP인 '플레이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PUBG) 중심의 콘텐츠 다양화와 강력한 라이브 서비스 운영으로 견조한 실적을 냈으며, 특히 지난 3월 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인생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가 일주일 만에 100만장 판매량을 달성하면서 실적에 기여했다. 얼리 액세스란 정식 출시를 앞두고 아직 미완성된 게임을 미리 즐겨볼 수 있는 판매 방식이다.
크래프톤의 1분기 매출 가운데 콘솔 매출은 131억원으로 PC와 모바일 대비 성과가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크래프톤은 인조이를 배틀그라운드 수준의 빅 프랜차이즈 IP로 끌어올리고 PC와 함께 콘솔 버전으로도 출시해 파이를 넓힐 예정이다. 또 올해 개척 생활 시뮬레이션 '딩컴'과 수중 생존 어드벤처 '서브노티카2' 등도 콘솔 플랫폼에 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1분기 신작 흥행으로 깜짝 실적을 보였다. 넷마블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239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243% 증가했다. 특히 지난 3월 국내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가 구글·애플 양대 앱마켓 매출 1위 성과를 얻으면서 1분기 매출 비중 3%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2분기 출시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는 최근 매출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올해 1분기 매출의 8%를 차지하며 대표 게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 올해 8종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주목받는 건 넷마블의 간판 IP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세븐나이츠 리버스'로 오는 15일 출시 예정이며, 21일에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가 출시된다. 2분기에는 방치형RPG '킹 오브 파이터 AFK' 출시가 예정됐다. 이외에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다이브', '프로젝트 SOL', '나혼렙' 콘솔 버전 등 5개 신작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각 업체가 주력 IP 업데이트와 신작 출시 효과로 호실적을 남긴 가운데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분기 적자를 본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매출 3603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고, 영업이익은 80%나 감소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출시한 신작이 모조리 흥행에 실패했고, 주력 IP도 매출이 떨어지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각 개발 프로젝트를 4개 자회사로 분리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개편에 나섰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는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자아낼 시기"라며 "올 하반기부터 대표 IP 확장과 신작 출시 효과로 내년 매출 목표를 최소 2조원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올 하반기 대형 신작 MMORPG '아이온2'를 출시할 계획이며 최근 새로운 BI와 브랜드 웹사이트를 공개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했다.
구조 개편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엔씨소프트에 비해 카카오게임즈는 눈 앞이 캄캄한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1분기 매출 1229억원, 영업손실 12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고,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거뒀다. 적자의 원인은 출시 신작들의 부진한 성과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은 신작 부진과 장기적 매출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줄었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에는 신작 공백과 사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했다"며 "하반기부터는 '가디스오더'를 시작으로 주요 신작이 순차 출시돼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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