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동물로 지정된 '꽃사슴'...어쩌다 생태계 교란종이 되었나?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8 10:44:32
  • -
  • +
  • 인쇄
▲꽃사슴 (사진=연합뉴스)

안마도 등에서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된다. 외래종인 꽃사슴이 유해동물로 지정되면 포획을 통해 개체수 조절이 가능해진다.

환경부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야생생물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28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안마도 등 일부 섬 지역에서 유기된 꽃사슴으로 인한 농작물 등 재산 피해와 주민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했다"며 "내륙지역인 속리산 국립공원, 태안, 순천에서도 도시 출현 등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해야생동물은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 등에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로서 환경부령으로 지정되는 종을 말한다. 기존 유해종으로는 멧돼지와 고라니, 집비둘기, 까치, 설치류 등 총 18종이 있다. 유해동물로 지정되면 지자체에 허가를 받아 총기 사용을 포함한 포획이 가능하다.

꽃사슴은 지난 1950년대 이후 녹용 채취 등의 목적으로 대만과 일본에서 수입된 외래종이다. 이 가운데 일부 개체가 주인에게 버려진 뒤 야생에 적응했는데, 번식력이 워낙 강하고 국내에 이렇다 할 천적이 없어 빠르게 개체수가 늘어났다. 특히, 전남 영광군 안마도 등 섬 지역에 유기된 사슴들은 고립된 환경에서 개체수가 폭증해 주민들과 마찰을 일으켰다.

1985년 주민이 안마도에 방목한 꽃사슴은 10마리였지만 40년이 지난 현재 1000마리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환경부의 실태 조사 결과, 937마리가 섬에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섬 주민보다 4배 이상 많은 셈이다. 서식 밀도는 평방킬로미터(㎢)당 162마리로 고라니(전국 평균 7.1마리/㎢)의 23배 수준이다.

폭증한 꽃사슴은 수십 마리씩 무리지으며 생태계를 파괴한다. 나무껍질과 새순을 닥치는 대로 먹어 자생식물의 생장을 저해하고 나무를 고사시킨다. 폐쇄된 환경인 섬에서는 먹이가 부족해지자 농작물은 물론, 묘까지 파헤치면서 주민들 피해가 잇따랐다.

최근 5년간 안마도에서는 약 1억6000만원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으며, 일부 농가는 계속되는 피해로 농사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 꽃사슴을 숙주로 기생하는 진드기에 사람이 물릴 경우, 질병(리케차)이 전파되며 치료가 늦어지면 폐렴 등으로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가 커지면서 주민들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고, 권익위의 제도 개선 권고에 따라 환경부가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게 된 것이다.

한편 환경부는 꽃사슴의 유해야생동물 지정과 함께 반려 도마뱀·거북이·앵무새 등 외래 야생동물을 연간 30개체 이상 판매하는 업자들이 정부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시행규칙도 추가한다. 그간 멸종위기종 등 법정관리종이 아니란 이유로 아무렇게나 수입·판매되던 야생동물 목록을 만들어 관리한다는 것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자연복원 참여기업 ESG실적 인정...첫 민관협력 사업 진행

기업이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자연환경 복원사업에 참여하면 ESG 경영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시범사업이 민관협력으로 진행된다.환경부는 민간기업인

환경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 모집

환경부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를 모집한다.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5년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

화석연료에 46조 투자한 유럽 ESG펀드들...규제 앞두고 '이름지우기' 분주

유럽 투자회사들이 'ESG펀드'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한 규모가 330억달러(약 46조1200억원)가 넘는다는 폭로가 나왔다. '무늬만 EGS펀드'는 이달부터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KCC, 지역 사회시설 환경개선 활동..."ESG경영 앞장"

KCC가 전국 사업장 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ESG경영에 앞장선다.KCC는 전라북도 진안군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SPC삼립,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사고에 "죄송하다" 사과문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사고는 19일 오전 3시쯤 시화공장에서 발생했으며, 숨진 A씨

기후/환경

+

산호초에 무해하다는 ‘리프 세이프’ 선크림...정말 안전할까?

자외선차단제(선크림) 성분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산호초에 무해하다는 'Reef Safe'(산호초 안전) 마크를 붙인 제품

매년 3.2%씩 사라진 아마존...강수량도 5.4% 줄었다

아마존 산림면적이 감소하면서 강수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9일(현지시간) 유 리우(Yu Liu) 중국 난징대학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지난 14년동안 산

"5월이 아까시꿀 제철인데"...양봉농가 잇단 폭우에 '시름'

"꿀이 막 올라오려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꿀벌들이 꿀을 모을 시기를 놓치고 있다."최근 여름철을 방불케하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새 정부에 바란다] "청년은 기후위기 피해자...의견 반영해야"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환경부, 수도권 폐기물 직매립 금지 유예 '고려'…환경단체 "정책 퇴보" 비판

환경부가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처를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가 강도 높은 비판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