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역에서 극단적인 기후재난이 잇따라 발생하는 데다, 올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폭탄으로 경제 불안이 가중되면서 올해 미국 주택보험료가 평균 8%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8일(현지시간) 클레임스저널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보험비교 웹사이트 인슈리파이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의 주택보험료가 평균 8% 오르면서 매매가가 40만달러(약 6억원)인 주택의 경우 보험료가 연간 3520달러(약 553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루이지애나, 아이오와, 미네소타 등 일부 주에서 주택보험료 인상률은 두자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토네이도를 비롯해 열돔 현상에 의한 폭염, 대기의강으로 인한 폭우 등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재난 발생빈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올초에도 장기간 이어진 가뭄과 계절적 요인으로 캘리포니아 남부에 동시다발로 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다. 대홍수로 인한 주택 피해규모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주택보험료는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올랐다. 미국소비자연맹(CFA)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미국 주택 소유자의 평균 보험료는 24% 올랐으며, 주택 소유자 95%가 보험료 인상을 겪었다. 토네이도 피해가 빈번한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주택보험료가 가장 비싸게 책정돼 있는데 올해도 9% 오를 전망이다.
심지어 기후재난이 잦은 지역에서는 보험사가 발을 빼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독일 최대 보험사 알리안츠의 권터 탈링거 전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사가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를 감당하지 못하고 철수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매년 대형산불 피해를 입었던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서 주택보험 대부분이 사업을 철수했거나 보상규모를 줄였다.
인슈리파이는 미국이 전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까지 반영하면 올해 미국의 주택보험료는 8%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슈리파이 보고서 작성자 매트 브래넌(Matt Brannon)은 "관세가 건축자재 가격을 상승시키며 이에 따라 수리비용이 증가하면서 보험료도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택건설업체 계약업체들이 주로 관세 대상국들로부터 자재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산업 공급망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는 "보험사가 보험료로 거둬들이는 수입과 손해로 지급하는 금액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보험사가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탈링거 전 CEO는 "보험의 소멸은 금융부문 근간을 위협하며 주택뿐만 아니라 인프라, 교통, 농업, 산업 등 자본주의 전체를 흔들 수 있다"며 "한시라도 빨리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 만이 시장과 금융, 문명이 계속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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